선생님의 마음가짐(160)

2013.08.02 09:53:00

벌써 8월 초하루다. 하지만 마른장마는 그칠 줄 모른다. 우리나라가 좁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중부지방에는 비로 인해 많은 피해를 가져다주지만 남부지방에는 비가 모자랄 정도다. 고른 비가 적당하게 오면 좋으련만. 세상에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것은 열 가지 중 두세 가지뿐.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잘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 식당에서 식당자원봉사를 나오신 2학년 학부모님 두 분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학부모님의 걱정은 단연 자식이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대학을 원하는 대학으로 가려니 뜻대로 잘 되지 않는 모양이다. 걱정한다고 잘 되지 않는다. 자녀들의 건강을 잘 챙기고 최선을 다하도록 뒷받침하는 게 부모님의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걱정한다고, 다그친다고 성적이 올라가고 희망하는 대학을 가는 것은 아니다.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격려해주고,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 부모님들의 할 일이다 싶다.

더위는 계속된다. 이럴 때 우리 선생님들도 건강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겠다. 건강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마음이 있어도 건강이 없으면 해낼 수가 없다. 건강이 없으면 노력이 있어도 마음먹은 만큼 되지 않는다. 2학기를 앞두고 있는 선생님들은 건강관리를 계획의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7년 된 병에 3년 묵은 약쑥이 좋다고 약을 구한다고 한들 건강이 쉽게 회복될 리 없다. 좋은 약 구하기 전에 좋은 건강 지키는 것이 더 좋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七.이루장장구상 제9장에서도 맹자의 가르침은 계속된다. “천하를 얻는 것에 방법이 있으니, 백성을 얻으면 천하를 얻을 것이다. 백성을 얻는 것에 방법이 있으니, 그 마음을 얻으면 백성을 얻을 것이다. 마음을 얻는 것에 방법이 있으니, 좋아하는 것을 백성들과 함께 모으고, 싫어하는 것을 베풀지 않는 것이다. 백성들이 인자(仁者)에게 돌아감은 물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과 같고 짐승들이 들로 달아나는 것과 같다.”

지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설명해 주고 있다. 나라의 지도자는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것을 함께 하지 않는 것이다. 학생들의 지도자인 선생님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은 함께 하고 학생들이 싫어하는 것은 함께 하지 않아야 한다. 학생들 모두가 좋아하는데 선생님이 싫어한다고 하지 않고 학생들이 모두 싫어하는데 선생님이 좋아한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들의 원하는 바, 좋아하는 바를 잘 읽어 그것을 함께 행하고 학생들의 싫어하는 바, 좋아하지 않는 바는 행하지 않는 것이 선생님들의 유의할 점이다. 물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짐승들이 들로 가서 생활을 하듯이 자연스럽게 함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면 학생들로부터 마음을 얻게 되고 인정을 받게 되고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몰려들게 된다.

백성들이 인자(仁者)에게 돌아가듯이 학생들은 어진 선생님에게 돌아간다. 이것이 물이 아래로 흐름과 같은 정한 이치다. 인(仁)을 좋아하는 사람이 참된 지도자다. 인(仁)을 좋아하는 사람이 참된 선생님이다.

“진실로 어진 정치에 뜻을 두지 아니한다면 종신토록 근심하고 치욕을 받아 죽거나 망하는 지경에 빠질 것이다.” 어진 정치, 어진 교육이 바른 길이다. 어진 정치를 해야 근심을 면하고 치욕을 면하고 죽음에서 면하고 망함에서 건져질 것이다. 역시 어진 교육을 해야 근심을 면하고 치욕을 면하고 죽음과 망함에서 건짐을 받게 될 것이다.

어진 교육, 착한 교육, 지혜로운 교육, 현명한 교육, 자연스러운 교육, 누구나 인정하는 교육, 누구나 수긍하는 교육, 누구나 따르는 교육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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