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167)

2013.09.01 20:53:00

이제 한더위는 사라진 것 같다.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들었던 폭염도 때가 되니 물러난다. 기세를 부리던 폭염도 때를 분별할 줄 아는 것 보니 체면은 있는 모양이다. 우리들도 때를 아는 분별력이 필요할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떠나시는 두 분 선생님을 위해 전교생의 모임을 가졌다. 두 분 선생님의 희비는 엇갈렸다. 한 분은 교장선생님으로 승진발령이 나셨고 한 분은 기간제 선생님으로 기간이 만기되어 떠나시게 되었다. 그런데 학생들은 교감선생님 못지않게 기간제 선생님에게도 많은 관심과 호응과 박수가 있었다. 정말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강당을 들어설 때 악기부 학생들은 방과후시간을 통해 연습한 악기연주 솜씨로 슬픈 마음과 기쁜 마음을 함께 나타내주었고 학생들은 뜨거운 박수와 함께 목례로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개교 이전부터 개교업무를 보시고 3년 반의 수고한 보람이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학생들이 주는 선물은 두 선생님에게 학생들의 대표가 쓴 편지를 전달하는 순서이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마지막 주는 선물은 두고두고 빛이 날 선물이었다. 꽃다발 못지않은 값비싼 선물이었다. 학생들의 따뜻한 사랑과 감사, 뜨거운 정을 담아 선물하였다. 이 편지를 잘 간직하셔서 힘들 때마다 잊지 않고 읽으면서 학교의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리면 좋겠다. 두 선생님은 교육을 위한 사명을 잘 감당하는 성실하고 능력있는 선생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한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七.이루장구상 제17장에는 ‘예(禮)’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가 자랑할 만한 것 중의 하나가 ‘예(禮)’이다. 그러기에 지금도 일선학교에서는 예절교육(禮節敎育)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절은 중국이나 한국, 이웃 일본에서도 중요시 여긴다. 예절이 없으면 교육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예절교육(禮節敎育)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제17장에서 언급한 ‘예(禮)’의 정신이 중요하다. 남녀 사이의 ‘예(禮)’, 상하간의 ‘예(禮)’, 가족에서의 ‘예(禮)’, 직장에서의 ‘예(禮)’, 사회에서의 ‘예(禮)’를 중요시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예(禮)’의 정신을 잘 지켜나가야 하겠다. 남녀간의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예(禮)’, 상하간의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예(禮)’, 직장에서 조직의 견고성을 위해 지켜야 할 ‘예(禮)’, 가족에서 문란을 방지하기 위한 ‘예(禮)’ 등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예(禮)’란 참된 삶, 조화로운 삶, 행복한 삶을 위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내용들을 잘 숙지해서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내가 소속된 공동체에서 도움이 되는가? 유익을 주는가? 조화로운 행동인가? 참된 행동인가? 교육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가?를 염두에 두면 ‘예(禮)’를 실천하는 행동이 될 것이다.

이런 행동들은 상식에 반하는 행동보다 상식에 통하는 행동이면 된다. 누가 보아도 바르게 잘 하는 행동이면 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행동을 통해 보고 배운다. 이런 것들은 설명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실천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예(禮)’의 교육은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예(禮)’의 행동이 소극적으로 나타나는 이 때, 적극적인 행동으로 바뀌어 질 수 있도록 교육함이 필요하다. ‘예(禮)’를 부끄러워하는 학생이 없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반응이 잘 나타나는 교육이 효과적인 예절교육(禮節敎育)이다.

서구학생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예(禮)’의 행동으로 우리의 참모습을 대한민국을 아직 잘 모르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알리는 것도 우리들이 해야 할 몫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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