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도 지난 24일 저녁에 대한민국중심고을 충주에서 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화려하게 막을 올리고 8일간의 열전을 벌이고 있다. 장애인선수들도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82개국 약2천여 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사상 최대 규모의 수상스포츠가 아름다운 탄금호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것은 충주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날 개회식은 식전 행사로 '중원이여, 물길을 열어라'를 주제로 한복 패션쇼와 충주시 우륵국악단의 ' 탄금호 소리 아리랑' 공연도 열렸다. 이어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세계인을 위한 영어인사말에 이어 정부 측 대표로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의 인사말이 있었다. 참가국 기(旗)가 기수단에 의해 입장하면서 개회식 분위기는 고조됐다. FISA대회기가 게양됐고 개최국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게양되며 애국가가 탄금호반에 울려 퍼졌다. 이시종 조직위원장의 대회사에 이어 집행위원장인 이종배 충주시장의 환영사가 있었다. 데니스 오스왈드 FISA 회장의 개회선언으로 공식적인 대회가 시작됐다.
식후행사로 ‘세상이여, 물골을 울려라’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물과 불 퍼포먼스, 군무퍼포먼스와 호수에 띄운 황포돛배에서 안숙선 명창의 뱃노래 공연이 너무 아름다웠다. 국수호 디딤 무용단의 북의 대 합주는 우리전통 농악의 흥겨운 가락과 상모돌리기를 선보이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조명이 꺼지고 탄금호의 밤하늘엔 불꽃놀이가 아닌 그야말로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는 ‘불꽃의 예술’이 호수 건너편에서 비추는 레이저 쇼와 함께 아름다운 빛으로 수놓았다. 잔잔한 탄금호를 바라보는 개회식 참석자들은 설렘, 감동, 환희의 함성과 함께 힘차게 박수를 치며 모두가 즐거워했다.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최가 확정된 후 2011년 5월 첫 삽을 뜨기 시작해 1년 7개월 만에 완공된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은 국제수준으로 손색이 없는 경기장으로 변모하였다. 중앙탑 공원과 어우러져 그랜드스탠드, 피니시타워, 마리나센터, 보트하우스를 비롯해 부대시설이 갖춰지며 주차시설과 조경까지 마무리 해 호수건너편의 주변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세계조정의 메카로 변신했다.
북 충주IC까지 4차선 도로와 가야금의 선율이 흐르는 모양의 탄금대교와 우회도로를 잇는 우륵대교까지 개통해 충주시내로 들어오는 새로운 관문역할을 하게 됐다. 동서고속도로도 서충주 IC까지 개통해 사통팔달의 교통망도 구축돼 충주관광이 한 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에 제9회 아시아실내조정선수권대회와 제11회 전국실내조정선수권대회를 치루며 세계대회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충주고구려비(국보 205호), 중원탑평리칠층석탑(국보 6호)는 통일신라 때 국토의 중앙임을 표시하기 위해 세웠다 해 중앙탑이라 부른다. 조동리를 비롯한 선사유적과 루암리 고분군, 탄금대 등 삼국의 문화유적이 모여 있는 탄금호 부근은 고적(古蹟)과 현대의 만남으로 대회가 더욱 빛나고 있다. 충주는 삼국시대의 문화유적이 산재(散在)해 있는 고도(古都)이다. 천(天)·인(人)·지(地)의 3재(三才)를 나타낸다는 삼등산이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천등산(天登山:807m)과 인등산(人登山:666.5m), 지등산(地登산:535m)은 유래와 전설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토정 이지함 선생이 옥녀봉 아래서 기거하였던 유서 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충주는 축복받은 고장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근래에는 대형 태풍도 피해 지나가고 장마나 폭설이 심하지 않으며 아름다운 산수경관이 근처에 많이 있다. 사과, 복숭아, 대학찰옥수수 등 특산품이 생산되며 삼색온천까지 있는 살기 좋은 고을로 각광을 받으며 날씨까지 좋아서 세계대회가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 참가선수는 물론 충주를 찾는 수많은 관람객에게 호수에 펼쳐지는 축제의 즐거움과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간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반기문 UN사무총장까지 개막식에 참석해 세계인의 이목이 충주에 집중됐다.
충주시내 문화회관과 학생회관에서는 매일 저녁 8시에 국립오페라단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비롯한 비중 있는 공연이 열려서 시민과 관광객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선수단의 숙소가 있는 수안보 물탕공원, 건설경영연수원, 컨싱턴리조트에서 선수촌문화행사도 열린다. 휴가철이 끝났는데도 국내의 많은 관람객이 충주세계조정대회장을 찾아오고 있다. 정말로 아름다운 경관인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은 전국 어디서나 2~3시간이면 올 수 있는 대한민국중심에 위치했다. 가족단위로 찾아오면 세계조정경기를 관람하면서 다양한 문화체험과 고적답사 그리고 삼색온천을 즐기고 사과, 복숭아, 고구마 등 특산품도 사가지고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