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원격연수원, 질적 개선 필요하다

2013.09.03 17:32:00

교원들이 연수를 받는 것은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이다. 물론 승진과 관련하여 연수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해 받게 된다.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연수를 찾게 되는데, 이런 교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연수원이 있다. 시도교육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연수원도 있고,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연수원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된지 오래다.

연수는 집합연수와 원격연수로 대별된다. 해당 연수의 특성과 필요성에 따라 다르다. 교원들은 둘 중 어느쪽이 장점이 많은지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 따져보고 연수를 신청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집합연수보다는 원격연수를 받는 교원들이 더 많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원격연수의 장점이다. 집합연수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원격연수를 찾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원격연수를 받다 보면 실망스런 경우가 종종 있다. 연수 컨텐츠가 오래된 것이거나 연수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들이다. 연수를 받는 목적은 앞서 언급했듯이 전문성향상에 있다. 일정액의 연수비까지 들이면서 연수를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들 연수원에서 연수를 받고 나면 뭔가 얻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있는 것이다. 연수원들의 노력을 요하는 부분이다.

연수원의 운영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여러 원격연수원이 난립하다 보니 연수생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연수원에서는 파격적인 가격할인 까지 내세우면서 연수생을 모집하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출석시험에 참가해 보면 해마다 연수생이 줄어든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출석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는 교원들이 겨우 몇 십명에 지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출석시험을 치르고 나서 정답을 발표하고 정답에 대한 이의가 있으면 제기하라고 한다. 얼핏 보면 제대로 절차를 지키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정답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려면 시험문제가 있어야 한다. 시험문제도 보지않고 그 많은 문제를 모두 기억하고 있는 교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절차상 문제의 정답에 대한 이의제기 기간을 거친다. 자신이 시험문제를 풀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문제가 아니라면 이의제기가 쉽지 않다.

수능시험이나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시험문제를 회수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추후에 문제를 살펴보고 자신의 점수를 예측해 보도록 하기 위함이다. 정답에 이상이 있다면 이의제기도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필자가 원격연수의 출석시험에서 시험문제를 회수하지 않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시험문제에 인적사항까지 표기하여 회수해 가고 있다. 시험을 볼때는 문제가 생각이 나지만 나중에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문제의 정답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고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이의제기를 한 적이 없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그냥 관례적으로 문제지를 회수했다면 당연히 연수생들엑 문제지를 돌려줘야 한다.

이제 교원연수원도 이런 부분에서 개선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교원들이 연수를 받는데 연수원의 질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사소한 문제가 곁들여 진다면 교원연수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전문성 향상을 위해 받는 연수가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컨텐츠의 질을 강화시키고 출석시험에서 시험지를 교원들에게 돌려주는 것도 검토대상이다. 매번 시험문제 출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변별력을 키우기 위한 몇 몇 문제가 중요한 만큼 문제를 공개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교원들이 만족하는 연수를 받기 위해서는 연수원들의 노력이 최우선이다. 물론 관리 감독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연수원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또한 연수비를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연수비가 그동안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연수비를 할인해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교원의 연수가 질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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