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169)

2013.09.06 14:08:00

아침에 보슬비가 내린다. 영국처럼 말이다. 영국의 날씨를 상상하고 싶으면 오늘의 우리나라 날씨와 같다고 보면 된다. 이런 날씨가 반복되고 지속되는 것이 다른 점이다.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임은 다른 나라를 방문해 보면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금수강산 아름다운 나라에서 살고 있음을 늘 감사하면서 살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모든 면에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본을 지키는 것은 참 중요하다. 특히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를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기본이 무너지면 자신도 무너지고 가정도 무너진다. 겉으로는 아무 표시가 없지만 내면적으로는 다 무너진 거나 마찬가지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七.이루장구상 제19장을 보면 자식으로서 기본을 지키는 것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어떠한 것인들 섬기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마는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 섬기는 것의 근본이다.” 섬김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어버이 섬김, 스승에 대한 섬김, 이웃에 대한 섬김, 약한 자의 섬김 등 많은 종류의 섬김이 있다. 그 중 어버이에 대한 섬김이 자식으로서 기본을 지키는 것이 된다.

어버이 섬김에 대한 예를 맹자께서는 두 분의 섬김을 비교하면서 설명하였다. 한 분의 섬김은 어버이에 대한 몸의 섬김과 뜻의 섬김을 하였고, 다른 한 분의 섬김은 몸은 섬겼어도 뜻은 섬기지 못했다. 증자(曾子)의 섬김은 전자의 경우다. 어버이에게 몸을 섬기기 위해 반드시 술과 고기로 봉양했다.

술과 고기는 부모님이 좋아하는 것이고 건강에 이로운 음식의 상징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가장 좋은 음식, 가장 정성이 담긴 음식, 가장 건강을 지키는 음식을 매일 대접하면서 그것도 같은 음식의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메뉴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 섬김의 출발이다. 이렇게 하려면 헌신이 들어가야 하고 눈물이 들어가야 하며 괴로움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뜻도 섬겼다. “상을 물리려 할 때는 반드시(남긴 음식을) 줄 사람을 여쭈었고, 남은 것이 있느냐고 물으면 반드시 ‘있습니다’하고 대답했다” 어버이의 뜻은 남은 음식 다른 사람에게 주고 싶은 것이 뜻이었다. 이 뜻을 알고 언제나 ‘남은 것이 있습니다.’라고 답하면서 어버이의 뜻을 이루려고 하였다. 이렇게 섬김이 어버이에 대한 바른 섬김이고 이런 섬김이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이다. 이런 분을 효도를 잘하는 이라 하였다.

이렇게 기본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은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서도 철저하였고 자신을 지키는 일에도 철저하였다. 자신을 잘 지킬 줄 아는 이였기에 부모님 섬김도 잘 이루어졌다. 자신을 갈고 닦고 자신이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면서 잘 지켜 나가는 것이 바로 수신(修身)이다. 이게 잘 되어야 기본을 잘 지키는 이라 할 수 있다.

인성에서는 기본을 잘 지켜야 하고 학력에서는 기초를 잘 닦아야 한다. 인성에서는 기초질서 확립을 비롯하여 갖가지 지켜야 기본이 많다. 이것 잘 다져나가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의 할 일이고, 학력을 위해 기초를 잘 닦아나갈 수 있도록 기초교육에 힘쓰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의 관심사이다.

기초교육을 소홀히 하면서 계속 공을 들여 탑만 쌓아간다면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진다.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더라도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것부터 터득하고 이해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고, 언제나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기초를 튼튼히 하는 기초교육에 눈을 돌려야 하고 이것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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