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170)

2013.09.09 17:27:00

토요일은 언제나 즐겁다. 집에 있어도 그렇고 학교에 있어도 그렇다. 토요일이 주는 기쁨이 오래 가면 좋겠다. 운동장에는 남학생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열심히 축구를 한다. 학생들의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학생들의 활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고 학생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즐겁다. 공부만 하는 것이 즐거운 것이 아니고 운동을 하는 것도 즐겁다. 젊은이나 늙은이나 마찬가지다.

오늘 아침의 날씨도 영국날씨와 똑같다. 약간의 보슬비가 내린다. 오늘 오후 2시에는 찾아오는 입시설명회를 하는 날이다. 보통 때면 이런 날씨가 마음에 들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다. 학교가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날씨까지 좋지 않으면 참석률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앞선다. 좋은 날씨 속에 많은 고입을 앞둔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우리학교를 방문을 하면 좋겠다. 학교가 너무 예쁘고 아름다우며 학문하기에 아주 적합하기에 한번 방문을 한 학생들은 우리학교를 꼭 입학하고 싶어 한다.

그 정도로 아름답고 쾌적한 학교다. 자연과 더불어 생활할 수 있는 학교다.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학교다.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는 학교다. 시가 절로 나오는 학교다. 음악이 절로 나오는 학교다. 독서하기에 알맞은 학교다. 생각이 샘솟듯 솟아나는 학교다. 공기가 시내보다 훨씬 좋다. 차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주 조용한 학교다. 어느 학교보다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이런 학교에 자녀를 맡겨 놓으면 부모님들은 절로 행복에 젖어들게 된다. 만족을 하게 된다. 감사를 하게 된다. 좋은 학교, 머물고 싶은 학교, 떠나기 싫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되면 인품도 절로 좋아지게 되고 유능하고 성실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나라마다 유능하고 성실한 인재를 원하고 있다. 바른 마음을 갖고 매사에 바르게 처리하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지도자의 바른 마음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고 바른 정치를 할 수 있고 바른 교육을 할 수 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七.이루장구상 제20장에서는 맹자께서 “임금이 의로우면 의롭지 아니한 사람이 없으며, 임금이 바르면 바르지 아니한 사람이 없으니, 한번 임금의 마음을 바르게 하면 나라가 안정된다”고 하셨다.

의로운 지도자, 의로운 선생님, 심성이 바른 지도자, 심성이 바른 선생님이 이 시대에 요구되고 있다. 이런 선생님이 나와야 배우는 학생들도 장차 의롭고 바른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면 모두가 의롭게 되고 바르게 되어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는 안정이 되고 아름답게 된다.

제21장에서는 사람을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을 평가한다고 해서 그 평가가 다 옳은 것이 아니다. 그러니 무턱대고 남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은 피하도록 권하고 있다. 특히 선생님들은 학생들 앞에서 어느 누구라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학생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하지 못한 명예로움이 있으며, 완전함을 구해도 비방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맹자께서 지적하셨다. 깊이 새겨야 할 말씀이다.

제22장에서는 말을 가볍게 해서는 안 됨을 가르치고 있다. “사람들이 그 말을 가볍게 하는 것은 책임감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맹자께서 가르치셨다. 말을 가볍게 하는 것은 자신이 가벼움을 입증하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특히 말이 무거워야 하겠다. 그렇지 못하면 자신이 흔들릴 수도 있고 자신이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다언삭궁(多言數窮)이란 말이 떠오른다. 말이 많으면 자주 궁지에 몰린다. 이 말은 진리인 것 같다.

제23장에서는 남의 스승이 되기를 좋아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나온다. “사람들의 병통은 남의 스승이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 남의 스승이 되는 것이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남을 나의 스승으로 삼는 자세가 우리 선생님들의 자세가 되어야 하겠다. '三人行에 必有我師라(삼인행에 필유아사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함께 걸어가면 두 사람은 모두 나의 스승이 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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