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두 송이와 송편

2013.09.26 12:56:00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그 날 하루가 행복하다. 잠자리에 들 때까지 ‘참 세상은 살만한 곳이야!’를 스스로 되뇌이며 편안한 잠자리에 든다. 이런 때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가 사는 이 곳은 천국이 된다. 무슨 이야기일까?

어제 출장 두 개가 겹쳤다. 오전엔 포천, 오후엔 인천. 산정호수 인근에 있는 교육연수원 업무협조 출장을 갔다. 우리나라 국토가 좁다고 하지만 같은 경기도인데 이 곳에 가려면 두 시간 넘게 걸린다. 집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니 도착시각이 10시 10분이다. 교통 정체가 없는 상황에서다. 출퇴근 시간과 겹치면 시간을 예정할 수 없다.

담당 연구사가 하루 전 문자를 보냈다. 오후 1시 모임인데 12시까지 오란다. 그곳 원장님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려는 것이다. 답신을 보냈다. 오후 3시 인천출장과 겹쳐 오전에 도착하여 일을 마치겠노라고. 당일 12시 이전에 일을 마쳤다. 그러나 점심을 함께 할 수 없다. 다음 일정 때문이다.


그 곳 박 원장님, 그냥 보내기가 너무 안 되었다며 포도 두 송이를 싸 주신다. 점심 대신하라며 송편도 넣어주신다. 냉동실의 차가운 송편 그대로 먹을 수 없으니까 따끈하게 데워 주신다. 괜찮다고 하여도 막무가내다.

“박 원장님, 언제부터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 대답이 없으시다. “학창시절부터인지 아니면 교직에 입문하고부터인지가 궁금해서요?” 대답을 하신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 같아요.” “그럼, 유전적 요인이란 말씀이신가요?” “예, 그렇습니다.”

인성도 유전적 요인이 크다는 이야기다. 맞는 말씀이지만 그 보다는 어렸을 때 가정교육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후천적 요인을 말하는 것이다. 문득 늑대소년 이야기도 떠오른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한 것 아닌가?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훌륭한 인물을 길러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비오는 날, 수원에서 포천까지 착잡한 마음이 확 풀렸다. 포천에서 인천까지 가는 동안 지루함을 모른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오늘 따라 더 듣기 좋다. 차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는 없고 2시 30분 인천에 도착하여 시장기를 달래었다.

지난 일요일, 대학생 e서포터즈와 행궁동 생태교통을 취재하였다. 주민추진단단장과 부단장을 만났다. 부단장님의 센스. 우리를 소개하니 안에 들어가서 금방 음료수 네 병을 가져오신다. 손님 대접과 동시에 인터뷰 하는데 목이 마르는 것을 생각한 것.

인근 ○○교회를 지나니 눈에 익은 두 분이 인사를 하면서 교인들을 배웅하신다. 한 분은 교육청에서 상관으로 모셨고 한 분은 대학선배님이다. 두 분 다 교육장을 역임하셨다. 지금은 모두 정년퇴임 하셨다.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출신인 조성준 선배님께 대학생들을 소개하니 악수를 건네며 서포터즈를 격려한다. 그러면서 필자를 소개한다. “내가 알고 있는 교장선생님 중에서 가장 훌륭한 교장선생님!” 와, 칭찬 중에서 최고의 칭찬이다. 그 분, 교육계에서 알려진 덕장으로 알고 있었지만 말 한마디에도 인품이 넘쳐나는 분이다.

주위에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는 것이 행복하다. 덕을 베푸는 것은 따뜻한 눈빛, 말한 마디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또 행복은 전파된다고 한다. 행복을 선물해 주신 교직선배인 박 원장님과 조 교육장님께 감사드린다. 나도 행복 전도사가 되어야겠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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