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176)

2013.09.27 11:43:00

오늘은 학교 공개의 날이라 선생님들은 바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는 날이다. 반면 학부모님들은 모처럼 학교를 찾아 선생님의 수업하시는 모습, 자녀들의 공부하는 모습, 학교의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학생들과 함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도 하고 학교주변에서 학교를 더욱 빛나게 하는 가을의 상징인 코스모스를 비롯하여 아름다운 화초들을 만나니 더욱 좋을 것이며 눈도 즐거울 뿐만 아니라 내적인 허전을 채워주는 특강도 마련되어 있어 더욱 풍성하고 행복한 하루가 될 것이다.

하루 종일 수업을 공개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보면 식은땀이 날 것이고 수업이 끝나면 또 학부모님과 상담도 해야 하는 긴장된 하루가 연속된다. 이를 알고 계시는 수석선생님은 선생님들의 긴장을 풀어드리기 위해 쿨메신저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1.학교 공개의 날 바쁘시지요. 지인으로부터 받은 메시지 한 편 전합니다. 제자와 스승, 부모와 자녀, 선생님 대 동료, 수많은 인간관계에 적용될 작은 울림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 설탕물 한 잔을 마시고 싶을 때 내가 서둘러야 소용이 없다. 설탕이 녹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조그만 사실은 큰 교훈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마음대로 더 늘릴 수도 없는 상대적이 아닌 절대적인 것인 까닭이다. 《창조적 진화》중에서 [베르그송]. 옳은 말씀이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물에 설탕은 타야 된다는 것이다.”

사감선생님은 사진과 함께 쿨메신지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울산외고 식당 계단 옆에 이번 주부터 꽃무릇이 학생들처럼 예쁘고 아름답게 피어나기 시작을 하였기에 알려 드립니다. 꽃무릇 석산(石蒜, 학명:Lycoris radiata)은 수선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꽃무릇이라고 부릅니다. 산기슭이나 습한 땅에서 무리지어 자라며... <중략>

가을날 억새나 갈대가 피기 전에 사진가들이 꽃무릇 사진을 많이 찾아서 다닙니다. 꽃무릇은 그리움의 대명사로 시인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알고 꽃을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꽃이 먼저 피어서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꽃이 완전히 사라진 다음에 잎이 피어나는 특징으로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가 없어 그리움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울산외고 식당 앞 계단 옆 꽃무릇은 다음 주면 완전히 피어서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잘 보살피고 늘려서 매년 가을맞이 꽃으로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선생님들은 한 마음이 되어 함께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아름답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교육이 무엇인지 아는 선생님들이다. 작은 줄기에 매달리지 않고 큰 줄기를 찾는데 힘을 쏟는다. 교육이든 무슨 일이든 큰 줄기를 알지 못하면 작은 줄기에 매달리게 되고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그래서 맹자께서는 사서삼경의 하나인 八.이루장구하 제2장에서 지엽적인 일에 매달려 있는 자산에게 “자산이 정나라의 정치에 가담했을 때 자기의 수레를 가지고 진수와 유수에서 사람들을 건네주었는데,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은혜롭기는 하나 정치하는 법을 알지 못하였도다. 해가 11월이 될 때 도강이 만들어지고 12월이 될 때 여량이 만들어지면 백성들은 건너는 것을 고통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도강은 걸어서 건너는 작은 다리이고, 여량은 수레가 통행할 수 있는 큰 다리다.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큰 줄기이지 한 사람 한 사람 강을 건너게 하는 것은 작은 줄기이다. 교육도 큰 줄기가 중요하다. 기본적인 교육, 기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공부하는 방법이 중요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알고 있는 선생님들은 언제나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을 것이다.

각 사람을 만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만족시켜 주고 기쁘게 해주려면 날마다 하여도 또한 시간이 부족할 것이고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을 것이다. 자산은 맹자의 가르침에서 부끄러움보다 새로운 힘과 용기를 얻지 않았나 싶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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