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180)

2013.10.04 11:29:00

쪽빛 가을하늘이다. 구름 한 점 없는 아름다운 전형적인 가을하늘이다. 이런 하늘을 보면 절로 마음이 깨끗해진다. 푸른 하늘과 푸른 나무와 푸른 잔디가 어우러져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마음을 더욱 새롭게 한다. 소망과 꿈을 가지게 한다.

오늘은 개교기념일이다. 그래서 수업이 없는 날이다. 하지만 기숙사학교이기 때문에 오늘도 전교생이 학교에서 생활한다. 아침 7시 20분 운동장에는 남학생들이 홍색과 황색의 덧옷(조끼)을 입고 열심히 축구를 하고 있다. 여학생들은 트랙을 돌고 있다. 우리학교만이 볼 수 있는 아침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운동장이 완성되지 못해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이제 학생들이 마음껏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늘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의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침에는 꽤 쌀쌀하다. 산중턱에 있는 학교라 시내와는 온도차가 2-3도 이상 차이가 난다. 짧은 체육복을 입고 아침식사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감기가 들까봐 걱정된다. 아침, 저녁과 낮과의 온도차가 심하다.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건강관리를 잘 했으면 한다.

오늘 아침에는 인성교육은 끝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은 인사를 잘 하다가도 어떤 학생들은 외면을 한다. 인사하는 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고 인사 자체가 귀찮게 여길 수도 있다. 이런 것이 습관화되면 인사할 줄 모르는 버릇없는 학생이 되고 많다.

인(仁)과 의(義)에 대한 분별력을 길러주어야 학생들은 인(仁)과 의(義)를 실천할 수 있다. 어른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해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모르면 어른에 대한 태도가 바르지 못하게 된다. 아는 것으로 그치는 것도 안 된다. 알고 있으면 실천에 옮겨야 자기 것이 된다. 자기의 성품이 좋은 성품으로 바뀌게 된다. ‘공부만 잘하면 되지’ 하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사람만 좋으면 되지’ 그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공부도 잘하고 사람도 좋아야 제대로 갖추어진 인물이 될 수 있다.

학생이든 선생님이든 모두가 불인(不仁), 불의(不義)를 행하지 않겠다는 결단이 먼저 서야 인과 의를 행할 수 있게 된다. 이게 맹자의 가르침이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八.이루장구하 제8장에 보면 “사람은 하지 아니하는 것이 있은 뒤에야 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지 아니하는 것이 바로 불인(不仁), 불의(不義)를 행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먼저 인(仁)하지 아니한 것, 의롭지 아니한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맹자께서 가르치셨다. 바르지 아니한 것은 하지 않겠다고, 예의에 어긋난 것도 하지 않겠다고, 인(仁)하지 아니한 것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결단이 먼저 서야 한다. 각오와 다짐이 꼭 필요하다.

그런 후에 이것으로 그치지 말고 인한 것, 의로운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이 따라야 함을 맹자께서 가르치셨다. 결단, 각오, 결심, 다짐이 있은 후 다음에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강조하셨다. 의로운 것, 인한 것, 예절 바른 것은 작은 것 하나라도 행동에 옮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연습이 쌓이면 자기의 습관으로 형성된다.

‘그르다’ 여겨지면 아예 하지 말고 ‘옳다’ 여겨지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게 자기를 살리는 길이다. 자신을 살찌우는 비결이다. 자신을 사람답게 만드는 비법이다. 아는 것으로 그치면 모르는 것만 못하다. 행동이 없는 앎은 아무 소용이 없다. 아는 것을 말로만 하는 것도 아무 소용없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말없이 행동하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자신됨을 증명하는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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