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183)

2014.03.03 16:54:00

2014학년도가 시작되었다. 우리 학교에는 많지는 않지만 새로 오신 선생님도 계시고 출산 휴직으로 인한 여러 기간제 선생님도 계신다. 교직의 첫발을 내딛는 선생님도 계신다. 새로 오신 선생님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 당분간 적응하기가 힘들 것이다. 그리고 여러 선생님께서는 새로운 업무로 인해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3월의 한 달이 어느 달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새 출발의 시점에 있기 때문이다. 신학년도의 새로운 출발, 힘찬 전진을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새로운 각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학년도에, 새 출발을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우선 자신의 인격을 세우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인격을 세우는 일이란 서로 존중하는 것이다. 함께 근무하는 교직원 모두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은 해서는 안 되고 상대에게 예의 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 서로 존중하는 것의 첫 출발이 된다.

또 새로운 출발을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독불장군(獨不將軍)’식의 생각을 버려야 하겠다. ‘나 아니면 학교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나? 나 하나쯤이야 적당하게 해도 학교가 잘 돌아가겠지…’ 이런 생각은 파괴적인 사고가 되고 만다. 이런 생각이, ‘나 하나 때문에 학교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 어쩌지? 나 때문에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어야 하겠다. 사고가 바뀌어야 학교가 변한다. 사고가 바뀌어야 학교가 새롭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마음가짐은 자기의 위치를 잘 지키는 것이다. 즉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일만 찾아서 하면 된다. 자기의 일보다 남의 일에 관심을 많이 가지면 안 된다. 월권행위를 하면 안 된다. 물건과 사람은 제자리에 있어야 빛이 난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아니하면 지저분하게 된다. 어지럽게 된다. 혼동이 생긴다.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일은 참 중요하다.

또 하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마음가짐은 어떤 일이 주어져도 역할을 잘 감당하는 자세다. 업무 중에는 빛이 나는 업무가 있고 빛이 나지 않는 업무가 있다. 힘이 드는 업무가 있고 좀 수월한 업무가 있다. 매력이 있는 업무가 있는 반면에 매력이 없는 업무도 있다. 빛이 나지 않고 힘이 들고 매력이 없는 업무라도 누군가는 맡아야 한다. 내가 맡은 업무가 여기에 해당되고 못마땅해도 역할을 충실하게 기꺼이 잘 감당하는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선생님은 어떤 업무도 잘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신 분이다. 말없이 묵묵히 맡은 일을 잘 감당하면 학교는 나날이 발전하게 된다.

배에는 돛을 올리고 내리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일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이고 출발이고 마침이다. 이 일이 힘들고 고되고 빛이 나지 않고 매력이 없다할지라도 누군가 맡아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이 일을 잘 감당해야 배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고 목적지에 잘 도달할 수 있다. 돛을 올리고 내리는 선생님이 신학년도의 시작과 끝을 좌우하는 원동력이 됨을 기억하고 힘을 내시면 좋겠다.

끝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한 선생님의 마음가짐은, 선생님이 가지고 계시는 성실함과 열정을 쏟는 자세가 있어야 하겠다. 선생님이 가지고 계시는 성실함과 열정은 학교발전에 더욱 큰 힘이 되고 있음을 알고 계시면 적당하게 할 수가 없다. 선생님께서 학교를 위해, 학생을 위해 열심히, 부지런히 일하면 학교는 발전하고 학생들은 좋아하고 학부모님도 만족하게 된다. 선생님의 열정이 다음 세대의 인재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에너지가 된다.

2014학년도가 시작되었다. 우리 선생님 모두가 하나 되어 행복한 학교, 즐거운 학교, 사랑이 넘치는 학교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 학년 초기에 마음고생 하시는 선생님이 안 계시면 좋겠고, 감기몸살로 고생하지 않으시면 좋겠다. 학교생활에 만족하면서 날마다 보람을 쌓아가는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면서.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