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교육의 수장인 교육감 선거에 나서기 위해 많은 인사들이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들에게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선거에서 교육감을 잘 못 뽑아서 지역교육을 황폐화시킨 사례를 반복하여서는 안 되겠다. 교육감을 주민직선제를 통해 뽑지 말고 임명하자는 여론까지 대두되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개인적인 성향으로 교육의 방향을 흐리게 하여 자라는 어린학생들에게 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은 크나큰 죄를 짓는 것이 아닌가?
오랜 세월 왕권으로 권력이 이어져온 동양 문화권에서는 선거행태가 정(情)에 치우치고 있다. 지도자의 면면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보다는 지연, 학연, 혈연에 치우치며 선거의 바람에 휩쓸려서 많은 후유증을 남기면서 발전해 오고 있다. 그 뿌리가 정착하려면 토양과 문화에 걸 맞는 선거제도와 유권자의 의식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교육감까지 주민직선제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도 외면한 채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교육위원 제도를 버리고 진흙탕 정치판을 따라가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역의 교육수장은 어떤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적임자 일까? 유권자의 입장에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지도자의 리더십을 미리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정직하고 깨끗한 지도자가 좋을 것 같다. 거창하고 화려한 무지갯빛 공약으로 표를 얻으려는 후보자는 약속을 지키기 어렵고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유권자와의 약속을 천금같이 여기고 걸어온 길이 올곧고 수신제가를 잘한 인물이어야 한다. 분에 넘치는 욕심을 멀리하고 청렴하게 살아온 인격의 소유자라야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선비정신을 가진 언행과 인품의 소유자이면 좋을 것 같다. 어느 학자는 현대적인 선비의 조건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독오거서(讀五車書) 다섯 수레의 책을 읽은 사람, 행만리로(行萬里路) 만리 길의 여행을 한 사람이라고 한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다양한 지식을 겸비하여 지혜를 갖춘 지도자를 말한다. 여행을 많이 한 지도자는 견문이 넓어서 편협한 생각을 하지 않고 가장 낮은 곳을 소홀히 하지 않고 민심을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을 말한다. 당연히 언행이 준수(俊秀)하여 많은 사람이 그를 따르게 될 것이다.
셋째, 전문 인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졌으면 좋겠다. 훌륭한 리더는 모든 것을 혼자서 다하려하지 않는다. 분야별로 전문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그 능력을 100%이상 활용하도록 소통하고 격려하며 감동을 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즉 산하공무원이 콧노래를 부르고 신바람을 일으키며 즐겁게 일하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면 된다. 지도자가 너무 잘 알고 지나치게 간섭을 하면 흥이 덜 나는 법이다.
넷째, 작은 허물을 용서하며 용기와 감명을 주는 리더십이면 좋겠다. 이런 지도자를 만나면 공무원의 복지부동(伏地不動)이 사라질 것이다. 시키는 일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실패를 하더라도 더 큰 성공을 이루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심어주는 리더십에 감동하여 기대이상의 창의력과 실천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도리어 복지부동하는 공무원이 승승장구하면 그 조직은 고여 있는 물과 같이 썩게 마련이다.
다섯째, 자신의 영달(榮達)보다는 약속을 지키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많은 산하교육공무원과 팀워크를 이뤄 예산이 꼭 필요한곳과 소외된 곳에 적절히 쓰이도록 관리 감독하는 지도자 여야 한다. 산하조직을 건강하게 이끌어가며 봉사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지도자를 유권자들은 갈망하고 있고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정치(政治)는 한마디로 정(正)이 기본이다. 정(政)자는 바르게 일을 하라는 뜻이다. 정치는 부정을 바로잡고, 정치가는 몸을 바로 가지면 세상도 자연히 다스려진다고 한다. 다스린다는 뜻을 가진 치(治)도 물의 넘침에 의한 피해를 잘 수습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뽑아준 유권자의 뜻을 어기지 않고 행동으로 믿음을 주는 소박한 리더십이면 된다. 수기치인(修己治人)하는 마음자세로 열정을 바쳐 일할 수 있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를 유권자들은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