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5)

2014.06.23 09:01:00

성인(聖人)은 학문에 재미를 붙인다. 늘어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학문을 하면 지식이 날로 늘어난다. 날마다 배우니 앎이 날로 보태진다.(爲學日益, 위학일익) 이렇게 보태지는 재미 때문에 학문을 한다. 선생님도 배우고 학생도 배운다. 선생님도 성장하고 학생도 성장한다. (敎學相長, 교학상장) 배움의 기쁨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그래서 학문을 꾸준히 한다.

옛날에도 배움에서 기쁨을 득했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 불역열호) 배움에서 지식이 보태지고, 앎이 보태지니 기쁨은 배가 된다. 동전을 모아보면 재미가 솔솔 난다. 돼지 저금통에 동전을 넣고 또 넣으면 불어나는 재미는 자꾸 넣게 된다.

지식도 마찬가지다. 지식을 보태니 재미가 자꾸 난다. 매일 재미가 있다. 그래서 날마다 지식을 보태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겨울에 눈사람을 만들어보면 참 재미있다. 처음에는 손에 움켜쥘 만한 작은 눈으로 시작해서 점점 뭉쳐 나중에 자기 덩치보다 큰 눈사람을 만들어 가면 재미가 있어 굴리고 또 굴린다. 이렇게 학문을 하는 것은 지식을 보태는 일이 행복한 일이고 보람된 일이다.

성인은 인성교육의 달인자다. 인성교육은 지식교육과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사람됨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자신의 마음을 갈고 닦고 더러움을 씻어내고 온갖 욕심을 버리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며 선을 행하도록 가르치면서 자기도 그렇게 살면, 날마다 모든 것이 보태지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줄어진다. 재물로 선을 행하니 재물이 줄어지고 욕심을 버리니 마음이 비어지고 욕망을 버리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인성교육은 자신을 버리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자신을 비우고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줄이는 연습이다. (爲道日損. 위도일손) 줄어지고 또 줄어지도록 하는 게 인성교육이다. (損之又損, 손지우손) 무위(無爲)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이 인성교육의 도달점이다. 무위(無爲)의 경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부담없이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다.

성인은 늘 사사로운 마음이 없다. (聖人無常心 성인무상심) 그러므로 백성들의 마음에 관심을 가진다. 백성들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는다.(以百姓心爲心 이백성심위심)
선생님도 성인처럼 자신의 사사로운 마음을 버리고 오직 내 마음이 학생들에게 가 있으면 성인 같은 선생님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생들의 마음을 내 마음으로 삼는 경지에까지 이르면 선생님다운 선생님이라 부를 수 있겠다.

성인은 어떤 사람이든지 덕으로 대한다. 덕이 있는 사람, 덕이 없는 사람이든지 구분하지 않고 이들에게 선으로 대한다.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에게도 악으로 대하지 않고 선으로 대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을 자기처럼 선한 사람 만들게 하기 위해서다.( 善者吾善之, 不善者吾亦善之, 德善 선자오선지, 불선자오역선지, 덕선.)
학생들은 천차만별의 학생들이 있다. 착한 학생, 착하지 못한 학생, 선한 학생, 악한 학생, 좋은 학생, 좋지 않은 학생, 덕이 있는 학생, 덕이 없는 학생 등 여러 종류의 학생들이 함께 모여 있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어떤 학생을 보더라도, 만나더라도 대하는 자세는 선하게 대하고 덕으로 대하는 것이다. 이들이 모두 선한 학생, 덕이 있는 학생, 좋은 학생이 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성인은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믿음으로 대해주고,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도 역시 믿음으로 똑 같이 대해준다. 모두가 믿음이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信者吾信之, 不信者吾亦信之, 德信 신자오신지, 불신자오역신지, 덕신)

신뢰를 지키는 학생, 신뢰를 잃은 학생이든 구분하지 않고 그들에게 신뢰가 중요함을 가르쳐주고 몸소 믿음의 사람으로 학생들이 신뢰할 만큼 똑 같이 신뢰를 베풀면 모든 학생들은 신뢰의 사람, 믿음의 사람이 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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