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학교 만들기

2015.01.28 09:13:00

밤이다. 밖에는 찬바람이 생생 분다. 방 공기가 차운 것 보면 분명 칼바람이다. 쉬지 않는다. 잠을 설치게 한다. 이럴 때는 단잠도 자지 못한다. 자연히 책을 보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되고 글을 쓰게 된다.

학교에서 강조한 것 중의 하나가 최고의 학교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최고의 학교가 되려면 최고의 학생이 되어야 하고, 선생님이 최고가 되어야 하고, 학무모님이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늘 말하였다. 입학식 후 학부모님의 모임 때 최고의 학부모님이 되자고 말한다. 학생들에게는 훈화시간에 말한다. 선생님에게는 직원모임 때 말한다.

최고의 선섕님, 학생, 학무모님은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언제나 수업시간에 최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복장도 가장 깨끗하고 단정한 옷, 수업준비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자세 (attitude)가 필요하다. 서정주 시인은 "해녀도 가장 좋은 전복은 님을 위해 아낀다 "고 노래했듯이 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해 가장 좋은 메뉴를 수업시간에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이게 최선을 다하는 수업이라 하겠다. 가장 좋은 전복을 임을 위해 아끼듯이 가장 놓은 지식을 애들을 위해 아끼는 마음이 새 마음이라 하겠다. 그러면 학생들은 즐기면서 받아들일 것이고 수업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질 것이며 새로운 지식을 접하는 이들은 기쁨을 누릴 것이다.

학생들은 최고의 학생이 되려면 자세가 달라야 한다. 마음자세가 다르면 겉모습도 달라진다. 복장은 단정하게 된다. 정해진 교복을 교칙에 맞게 입고 다닌다. 아무렇게나 옷을 입고 다니지 않는다. 규정에 어긋나는 옷을 입은 것을 자랑삼아 여기지 않는다. 아무 복장이 오히려 부끄러운 줄 안다. 예의에 어긋나고 불쾌하게 하는 것임을 안다.

수업시간에 책도 없이 앉아 있거나 다른 교과의 책을 펴놓고 있으면 보기가 좋겠나? 아니다. 수업자세가 바르지 않다. 이런 학생을 최고의 학생이라 부르지 않는다. 가장 좋은 것 가르치려고 하시는 선생님의 마음을 읽고 선생님의 가르침에 집중하는 애들이 최고의 애들이라 하겠다.

집에 가서도, 쉬는 시간에도 선생님의 가르친 내용을 복습하고 익히며 모르는 것은 친구들에게 선생님에게 물어 해결한다. 이런 학생이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고 최고의 학생이다.

최고의 학부모님이라는 것도 부담스러운 말이 아니다. 쉽게 될 수 있다. 선생님을 가장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다. 학교의 교육방침을 이해하고 따르는 학부모님이 최고의 학부모님이다.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않는 학부모님이 최고의 학부모님이다. 선생님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학부모님이 최고의 학부모님이다.

지혜로운 할머니는 임신한 손주며느리를 구박하지 않는다. 임신하기 전에는 구박했더라도 임신 후에는 그러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잘해준다. 가장 좋은 것 준다. 오직 손주를 위해서다. 학부모님의 자세가 이 할머니의 자세가 되면 최고의 학부모님이 된다.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아침부터 전화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교장에게 바로 전화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장이 열을 받으면 교감에게 가고 그게 선생님에게 가고 그게 바로 학생에게 가고 그게 바로 학부모님에게 되돌아간다. 이것이 반복되고 악순환이 되면 최고의 학교가 될 수 없다.

최선을 다해 서로에게 최고를 선물하는 자세가 우리가 가져야 하는 자세다. 선생님은 해녀처럼 학생에게 최고의 전복을 주고, 학생도 선생님에게 최고의 전복을 주고, 학부모님도 선생님에게 최고의 전복을 주는 지혜로운 자가 되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가 꿈꾸는 최고의 학교 만드는 것도 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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