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으로 삼계탕 요리하여 아들과 함께 먹기

2015.03.15 12:37:00

퇴근 후 아내의 귀가가 늦다. 3월이라 새로운 부임지에서 회식이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고 보면 학교에서의 3월은 출발의 달이다. 새로운 학년의 시작이다. 친목 모임이 있고 부장들과의 모임, 부서 회식 등이 이어진다. 이럴 때 남편의 역할은 무엇인가? 집에 있는 자식의 저녁을 챙겨야 한다.

귀가하니 아들이 자기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저녁을 준비해 주어야 한다. 아들은 아침에 먹었던 반찬을 그대로 먹는 것을 싫어한다. 반찬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것이다. 반찬을 만드려면 시장을 보아야 한다. 시간은 없고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고 필자는 배달 음식 주문은 하지 않는다.

아들에게 물었다. 통닭 먹을래 삼계탕 먹을래? 통닭은 단골 거래처가 있는데 찹쌀, 인삼, 대추 등을 넣고 가스불로 기름을 내려 익힌다. 가격은 두 마리에 1만 2천원. 몇 번 이용하여 시식을 하니 먹을 만하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저녁식사로 가능하다. 이것은 금방 가서 사 오면 된다.


아들은 삼계탕을 선택한다. 그러면 요리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까운 농협유통센터에 가서 삼계탕용 생닭 두 마리를 샀다. 닭만 익히면 맛이 없다. 금방 질린다. 몸보신용으로 삼계탕 재료를 넣어야 한다. 진열대에 가서 봉투에 담긴 재료를 샀다.

재료 가격은 2천에서 3천원 대인데 그 차이는 정확히 모른다. 재료를 살피니 황기, 헛개나무, 건은행, 오가목, 대추, 당귀 등 6종이 들어 있다. 이 분량이면 3-4인분용이다. 여기에 대추 한 봉지를 더 샀다. 간식용으로 먹으려는 것이다. 모두가 국산이다. 이만하면 제대로 먹을 수 있겠다.

집에 돌아와 생닭을 씻고 재료를 닭 몸 속에 넣었다. 재료를 다 쓸 수 없어 반만 사용하였다. 대추는 여유 있게 넣었다. 이제 압력 밥솥에 끓이기만 하면 된다. 물은 솥에 3분의 1을 넣었다. 얼마 동안 익히면 될까? 어림잡아 30분이다. 이 정도면 완전히 익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압력밥솥에서 칙칙 소리가 나면서 수증기가 힘차게 피어 오른다. 김을 빼고 솥뚜껑을 여니 조리된 닭 두 마리가 먹음직스럽다. 반찬으로 김치와 양파, 쌈장을 꺼내 좋으니 그럴 듯하다. 아들은 몇 분만에 닭 한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운다. 많이 시장하였나 보다. 아니다. 대학생의 식성은 무엇이든 소화시킨다. 그만치 먹성이 좋은 것이다.

요즘 부부 맞벌이가 대세다. 직장 생활을 하는 아내의 늦은 귀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천상 아들과 딸의 저녁은 남편이 챙겨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때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배달 음식 시키지 말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냥 한 끼 때우는 것은 아니 된다.

그러고 보니 아내와 같이 시장을 볼 때 카트를 끌고 다닌 것이 도움이 된다. 어떤 식품이 어느 쪽에 전시되어 있는지 대충은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 남편들은 짐 운반꾼이다. 물건 사는 결정권은 아내가 갖고 있다. 남편은 노동력만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때론 남편이 주동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월 1회 정도 남편이 장을 보는 것은 어떨까? 아내를 하루 쯤 쉬게 하고 남편의 요리실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요리실력이 없다면 조리 실습의 기회를 일부러 갖는 것이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남편도 요리를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남편들이여 즐겁게 요리에 참여하자.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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