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화 보고 소중한 것 깨우치는 홍도마을과 보석사

2015.04.26 12:57:00

4월 22일, 사진동호회 설레임 회원들이 충남 금산군 남일면 신정2리 홍도마을과 남이면 석동리 보석사에 다녀왔다.

홍도화는 복숭아나무의 일종으로 4~5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 붉은 겹꽃이 가지를 뒤덮을 만큼 화려하다. 홍도마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홍도화를 주제로 축제를 개최한다. 표석에 의하면 옛날부터 소반 위에 얹어진 붉은 복숭아의 형상을 지닌 홍도낙반형(紅桃落盤形)의 명당터라하여 부쳐진 이름이다.




신정2리는 예로부터 복숭아나무가 많기로 유명했던 곳이다. 마을 입구의 암반에 ‘도원(桃源)’이 큰 글씨로 음각되어 있다. 산골마을 2차선 도로 갓길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홍도화가 절정이다. 볼거리가 없는 농촌 마을이지만 봄철에는 진분홍 홍도화가 아름다운 꽃길을 만들어 꽃물결이 펼쳐진다. 초입의 청산동산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다.


보석사(전통사찰 제5호)는 마곡사의 말사로 금산에서 진안 방향의 진악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이다. 885년 조구가 창건했는데 당시 절 앞산에서 캐낸 금으로 불상을 만들어 보석사라 했다지만 화려한 이름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꾸밈이 없고 아담하다. 일주문에서 사찰 입구까지 늘어선 전나무들도 운치가 있다.

일주문에 들어서면 의선각(毅禪閣) 안에 의병승장으로 중봉 조헌과 함께 청주성을 탈환하는 등 큰 공을 세우고 금산전투에서 순절한 기허당 영규대사의 의병승장비(충남 문화재자료 제23호)가 서있다. 일본 경찰이 비각을 헐고 자획을 훼손하여 땅에 묻었던 것을 광복 후에 다시 세웠다는 순절사적비이다.

보석사에서 의선각(毅禪閣)이라고 써있는 현판을 두 번 만나는데 다른 하나는 영규대사가 머물며 수도를 했다는 의선각(충남 문화재자료 제29호)이다. 의선각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통일신라시대에 조구대사가 창건하였다는 보석사의 대웅전(충남 유형문화재 제143호)이 있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조선 후기에 중건했다는 법당 안에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대웅전 옆으로 영규대사의 영정을 모신 의선당이 있고, 그 옆에 야트막한 돌담이 정겹게 보이는 산신각이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옆에 보석사의 자랑거리인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65)가 서있는데, 이 은행나무는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울음소리를 내는 영험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안내판의 기록에 의하면 보석사 창건 무렵 조구대사가 제자와 함께 심었다고 전해져 수령이 1000년 이상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우리나라의 은행나무 노거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꼽힌다.


보석사는 전나무길이 있어 자연을 벗 삼아 호젓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고, 주위의 울창한 숲이 맑은 시냇물과 어울리며 만든 풍경이 싱그러워 속세를 떠난 듯 하다. 보석보다 소중한 게 바로 자신이라는 걸 깨우치면 더 좋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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