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지름길을 보는 새로운 시각

2015.06.12 13:55:00

서수원에 있는 일월공원, 호수가 끼어 있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일월도서관이 개관하였다. 이 곳을 찾는 사람은 체력관리뿐 아니라 지식관리도 겸하여 할 수 있게 되었다. 조금 있으면 어린이들이 좋아할 여름철 물놀이장도 개장할 예정이다.

이 공원을 찾는 사람들, 호수 한 바퀴 도는 것이 관례다. 체력을 더 강화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체력에 맞게 여러 바퀴 돈다. 한 바퀴 거리가 1.9km인데 걸어서 20분에서 30분 정도 소요된다. 산책을 하면서 저수지에서 노니는 물고기, 오리, 백로 등 새들을 보는 것은 덤으로 얻는 기쁨이다.

요즘엔 가뭄이 심하여 한 바퀴 도는 황톳길에서 먼지가 뽀얗게 일어난다. 앞에 가는 사람을 쫒아가다 보면 흙먼지를 마시게 된다. 한 바퀴만 돌아도 운동화, 츄리닝 바지가 하얀 흙으로 뒤덮인다. 공원에 흙먼지 털이개가 설치되어 있지만 여하튼 먼지가 신경에 쓰인다.




그래서 대안으로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대신 둑 아래 길을 걷는다. 그런데 미관상 안 좋은 것 하나가 보인다. 바로 둑에 생긴 지름길. 둑에 접근하려면 취수장 길, 계단, 또는 체력단련 기구 쪽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공원을 가로질러 온 사람들은 마음이 성급해 지름길을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지름길이 파여 오르내릴 때 미끄러질 수 있다.

공원 호수를 찾았다가 지름길에서 자칫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 지름길 어떻게 보아야할까? 이 지름길을 이용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들일까? 이 지름길,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다. 지름길 이용객들이 나쁜 사람은 아니다. 여기에도 경제 원칙이 적용되어 지름길을 선택한 것이다.

학교에 근무해 본 사람이면 경험해 보았다. 바로 화단의 지름길. 학생들의 잦은 통행으로 화단 사이로 길이 나는 것이 보기 흉해 줄을 띄워 막아 보지만 통행을 막기 어렵다. 어느 관리자는 아예 화단의 지름길을 막지 않고 다닐 수 있는 정식 길로 만드는 것을 보았다. 울타리 지름길도 마찬가지다.




어느 지역에선가 학생들의 통학로를 땅 주인이 울타리로 막아 놓았다. 사유지이기 때문에 자기 땅을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학생들 반응은? 등하교 대 울타리를 넘어 다니는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시간이 소요되는 돌아가는 길 대신 위험하긴 하지만 월담을 택한 것이다. 결국엔 땅 주인이 다시 길을 내놓았다.

일월공원 제방에 생긴 지름길 세 곳. 차라리 이 곳에 나무 계단을 놓는 것은 어떨까? 이게 둑을 보호하는 것이다. 호수를 찾는 사람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다. 더 이상 지름길이 넓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화단의 지름길처럼, 울타리의 지름길처럼 양성화하자는 것이다.

일월공원 제방 둑을 오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곳 사람들이 아니다. 일월공원을 즐기는 사람들은 계단이나 정해진 길을 이용해 제방 둑을 오른다. 지름길을 오르는데 위험성을 알고 있다. 지름길은 이용하는 사람들은 일월지구 먹자골목을 찾은 사람들이거나 자가용으로 잠시 찾은 사람들이다.

어차피 공원의 목적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기는 것이다. 그러려면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또한 안전하게 즐겨야 한다. 그러니까 일월공원내 저수지 둑에 자연스럽게 생긴 지름길에 나무 계단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지금의 지름길은 미관상도 그렇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미끄러져 낙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 안전이 제일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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