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지동 벽화마을을 안내자로서 돌아보니

2015.07.08 09:14:00

얼마 전부터 아내가 수원에 있는 지동 벽화마을을 둘러보고 싶다고 한다. 남편으로서 안내를 해 달라는 말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더니 혼자서라도 찾아가겠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남편으로서 계속 침묵할 수 없다. 안내를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부부, 행궁동 벽화마을은 두 세 차례 다녀 본 적이 있다. 지금도 그 때 받은 인상과 잔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어디쯤 가면 무슨 벽화가 그려 있는지 대강은 알 수 있다. 대안공간 이윤숙 대표의 자세하고도 친절한 안내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동 벽화마을, 필자도 자세히는 모른다. 다만 교장 시절, 당시 벽화마을에 참여한 공무원의 안내를 받아 두 차례 다녀 보았다. 수원 관내 교장들에게도 안내하여 호응을 받았다. 교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원 시내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고 말한다. 아마도 수원의 새로운 경험이었나 보다.




막상 마을 안내를 하려고 보니 어디서부터 출발하여 어떤 코스를 안내를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이런 때, 경험이 최고라고 하던가? 2년 전 공무원이 안내하던 코스를 참고로 하여 그대로 뒤따랐다. 다만 마을 입구 접근이 어려워 시내버스 행궁동에서 하차, 수원천을 건너 연무초교 앞마을을 지나 창용문을 통과하였다.

창용문 옆 성밖 동네에서 시작하는 벽화마을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부부가 오붓이 벽화마을을 돌아보니 여유가 있다. 그림도 자세히 보고 써 있는 글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았다. 벽화를 보고 서로가 의견을 주고받으니 소통이 된다. 때론 개선할 사항, 나아갈 방향도 제시된다.

다음은 지동 벽화마을을 안내하면서 느낀 점이다. 첫째 벽화마을 홍보 부족이다. 수원에 살고 있는 시민이 벽화마을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로만 얼핏 들었지 그 실상을 모른다. 능실중학교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에 적합한 수원의 벽화마을에 대해 물으니 대답이 없다. 벽화마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벽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지동벽화 마을의 경우, 2011년부터 올해까지 벽화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런데 이것도 유행이 있는지 잠시 반짝하는 느낌을 받았다. 타지의 외부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휴일인데도 골목길이 한산하다.

셋째, 마을 안내판이 필요하다. 지금도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마을로 접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마을 입구가 여러 곳이라는 것이다. 그 곳에 안내판이 필요한 것이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그 안내판을 보고 안내자 없이 자기가 갈 곳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넷째, 자연과 함께 하는 벽화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냥 벽에 바탕색 페인트 칠을 하고 그 곳에 적당한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주위 건물과 나무, 벽화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겠다. 벽화도 좋지만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차원에서 벽화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예컨대 집안에 심은 양다래 덩굴이 2층까지 무성하게 퍼진 집은 그 옆 되살림 발전소와 연계하여 등나무 그늘처럼 만들어 벤치와 함께 휴식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마을을 돌아보면서 느티나무 그늘에 있는 원형 벤치는 성벽 운치와 어울려 좋은 휴식공간이 되었다.

다음은 지동 벽화마을에 대한 아내의 평이다. “마을 만들기와 가꾸기 차원에서 마을이 살아나는 좋은 사업이다. 이런 마을이 조성되니 낯선 이방인들의 방문이 자연스럽다. 다만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집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벽화로 외부 치장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주민들이 이 곳을 떠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등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