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홍구공원에서 윤봉길을 만나다

2015.08.10 09:00:00

보훈교육연구원이 주관하고 보훈처가 후원한 2015 국외독립운동사적지 3차 탐방단(8.3-8.8)은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는 탐방 첫날 중국 상해시에 있는 홍구공원을 찾았다. 지명은 쓰찬북로 2288호. 한자로 사천북로(四川北路)인데 도심지에 자리잡은 공원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홍구공원은 명칭을 이미 오래전에 바꾸었다. 노신(魯迅)공원으로. 노신은 중국 출신 소설가이다. 이 곳에는 노신의 묘가 있다. 안내도를 살펴보니 이 공원내에 매원(梅園)이 있다. 아마도 봄이면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것이다. 입장권에도 매화가 만개한 모습이 나타나 있다.

우리 탐방단 지도교수인 조범래(독립기념관 소속) 교수는 노신 묘소와 체육관이 바라다 보이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도시락 폭탄 투척 장소로 짐작이 되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하여 당시 시대적 상황과 거시 장면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협조를 받아 투척 장소를 분명히 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잠시 윤봉길 의사의 생애를 생각해 본다. 1908년 6월 21일 지금의 충청남도 예산군에서 태어난 그는 청년시절 농촌 계몽운동에 앞장선다. 그러나 그는 나라를 위한 위대한 일에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가 중국으로 망명하면서 남긴 말에는 이미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장부출가 생불환(丈夫出家 生不還). 장부가 뜻을 품고 집을 나서면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1930년이었으니 그의 나이 23세에 만주로 망명한 것이다. 이어 중국 상하이에서 채소장사를 하던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인 김구 선생을 만나 독립운동에 몸 바칠 것임을 밝히고 한인애국단에 가입한다.




드디어 1932년 4월 29일 이 곳에서 열리는 일왕 생일인 천장절(天長節) 및 승전축하 행사에서 거사를 벌리게 된다. 당시 그가 소지한 폭탄은 두 종류로 도시락 모양과 물병 모양이었다. 물통 폭탄은 성공하였고 자결하려던 도시락 폭탄은 불발하여 일본헌병에게 체표되어 모진 구타를 당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본 제국주의 타도를 외쳤다.

폭탄 투척으로 그 당시 행사장에 모였던 상하이 파견군 총사령관 시라카와를 비롯한 주요인물 들이 사망하거나 크게 부상하였다. 당시 중화민국 장제스는 “중국의 100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한국의 한 청년이 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하였다.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우리의 독립운동에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상해 임시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그는 1932년 12월 19일 사형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당시 그의 나이는 25세. 그러니까 20대 초반에 망명하여 부모와 아내, 걸음마하는 어린 아들을 두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기꺼이 바친 것이다. 이 위대한 일, 우리 대한국인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우리의 선조들은 가족보다 나라를 더 소중히 여겼던 것이다.

매원에 있는 매헌 기념관을 찾았다. 매헌은 윤봉길의 호이다. 입장료는 중국돈으로 15원. 기념관에는 윤봉길의 생애와 그 당시 국제 정세, 홍구공원에서의 폭탄 투척 상황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방문 기념으로 매헌 동상 옆에서 인증샷을 남겼다.

필자의 이번 중국 방문은 네 번째다. 10여 년 전 교감 때 동북3성 방문을 시작으로 국권 상실 시기의 국난극복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면서 나라사랑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어떻게 이것을 교육에 접목시킬 방안을 연구하였다. 이번 탐방은 임시정부가 자리잡았던 상해, 해염, 항주, 남경, 중경 등에서 선열들의 활동과 삶의 흔적을 보면서 애국정신을 다시금 굳게 다지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