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에서 ‘사색과 추억, 청춘’을 생각하다

2015.10.13 10:29:00

올드보이스콰이어 제2회 정기연주회 관람기

지난 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 아트홀에서 열린 뜻 깊은 음악회를 다녀왔다. 올드보이스콰이어 제2회 정기연주회인데 합창단 구성원들이 모두 남성으로 40대에서부터 70대까지로 모두 30명이다. 지휘자는 송흥섭이다. 프로 합창단이 아니라 아마추어다. 연령 뿐 아니라 직업도 다양하다. 이들이 모여서 연습하고 정기 공연을 갖는 것이다.

요즘 음악회에 모인 청중들 어떻게 모였을까? 초청장 어떻게 받았을까?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모바일 초청장이다. 접수대에 핸드폰으로 받은 초대장 보여주면 지정 좌석표를 준다. 필자도 초청장을 받았는데 이것으로 4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세상이 모바일 시대에 맞게 이렇게 바뀐 것이다.

올드보이스콰이어는 2013년에 창단되었는데 작년 제1회 정기연주회를 양로원 ‘성화의 집’에서 가졌다. 이들이 음악을 통해서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다. 음악 중에서 합창은 혼자서 할 수 없다. 여럿이 모여서 마음을 합쳐야 한다. 이 세상도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 팜플렛을 보니 3부로 구성되었다. 주제를 넣었는데 ‘사색과 추억, 그리고 청춘’이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니 만큼 자연을 보면서 인생을 생각하고 또 추억에 잠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3부가 청춘이다. 구성된 곡을 보니 우리 민요다. 강원도 아리랑, 경복궁 타령, 소양강 처녀, 농부가이다. 우리 민요와 청춘을 연결시키려니 자연스럽지가 않다. 그러나 민요와 노동요는 농업을 중히 여기던 우리나라에서 젊었을 때부터 쭉 이어져 온 것이다.

프로그램을 보니 대부분 우리 귀에 익은 곡이다. 그러나 처음 보는 곡도 있다. 바로 사랑하는 마음(임긍수 곡), 감자(이수인 곡), 가족이라는 그 이름(김상우 곡), 엿 사시오(김준범 곡)가 그것. 그러나 음악은 처음부터 귀에 익지 않는다. 여러 번 듣고 가까이 해야만 친해진다. 귀가 후 인터넷 검색으로 익혀야 할 곡들이다.

2부 추억에서는 시간을 20여 년전으로 돌려 놓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25년 전과 23년 전의 흑백 연주 장면 필름을 스크린에 보여 주니 그 때와 현재와 대비된다. 25년 전 불렀던 바리톤 한규용의 모습과 지금 무대 위에서의 노래가 감동을 더해 준다. 23년 전 히트곡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도 테너 강효승이 애절하게 불러준다.




특별 출연으로 수원시여성실버합창단이 나왔다. 합창단 복장이 화려하다. 단원 개개인은 무지개색 단색이지만 무대가 화려하다. 이 합창단은 송흥섭 지휘자와 함께 제8회 세계 합창 올림픽에서 금상을 수상한 실력이 있다. 그래서 그럴까? 분위기도 어울리고 올드보이스콰이어 정기 연주회 무대가 더욱 빛난다.

또 특별 출연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아. 클래식 소품으로 연주한 바이올린 독주곡 엘가의 사랑의 인사,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 등 4곡이 깔끔하기만 하다. 손가락 놀림에 따른 연주 실력이 화려하다. 피아노 반주와 호흡이 척척 맞는다. 연주자 김정아는 대학 교수라는데 키도 크고 무척 앳되어 보인다.

음악의 힘은 얼마나 위대할까? 송흥섭 지휘자는 말한다. 합창단원 중에 한 분이 불행히도 암에 걸려 병상을 지키게 되었는데 위문을 간 송 지휘자가 환자의 건강할 때의 연주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여주니 언제 그랬냐는 둥 병마가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그 연주자는 지금 테너 파트장이라고 소개하는데 청중들의 격려 박수가 이어진다.

다만 선곡에 있어 아쉬운 점은 1부 김규환 곡의 ‘남촌’은 계절적 감각을 고려했으면 한다. 가을에 봄을 기다리니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음악회가 주로 가을에 열리니 일부러 봄노래를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청중과 함께 하는 부르는 곡이 있었으면 한다. 어떤 공연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청중을 잠시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다. 합창단과 청중이 한마음이 되어 노래를 불렀으면 하는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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