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 정퇴 예정자가 궁금해 하는 것은?

2015.12.23 13:43:00

교원들의 경우, 내년 2월 말일자로 정퇴와 명퇴를 하게 되니 2개월을 앞두고 있다. 명예퇴직, 정년퇴직 예정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을 소상하게 알려 주는 사람이 없다. 퇴직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알려 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퇴직 예정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연금이다. 연금수령이냐 일시금 수령이냐는 이미 결론이 났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부분이 연금을 수령한다. 사람의 평균 수명이 늘어가고 있는데 평생 봉직한 공무원에게는 연금이 매력이다. 건강 관리를 잘한다면 연금의 혜택을 톡톡히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금 월액 수령액이 문제다. 연봉이 4천만 원이 넘으면 건강보혐료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머리 회전 속도가 빠른 사람은 일부러 연봉이 4천만 원이 넘지 않게 수령액을 조정한다. 이게 잘하는 것일까? 이렇게 잔머리를 굴린 사람들은 대개 후회한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한 번 확정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다음은 퇴직 후의 생활이다. 사람마다 가치관에 다라 다르겠지만 어떻게 보내는 것이 알차고 바람직하냐는 것이다. 그 동안 40 여년을 고생했으니 편히 쉬라는 사람도 있고 인생 2막을 새롭게 출발하라는 조언도 있다. 주위에 있는 퇴직 선배 몇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니 흔쾌히 답해 준다.

지난 2월 중학교에서 퇴직한 A교장. 그는 방송통신대학 일본학과 3학년에 편입하여 젊은이들과 호흡을 함께 하고 있다. 퇴직이 공부의 끝이 아니라 학업의 새로운 출발인 것이다. 그의 요일별 일과를 보니 빡빡하다. 주 2회 대학 공부, 주 3회 아내와 탁구, 색소폰 동호회 활동, 등산하기 등으로 채워져 있다.

전화를 하니 지금은 단짝과 지리산 여행 중이라는 B교장. 그의 퇴직 후 생활은 어떠한가? 40년간 지속해 온 테니스를 지금도 치고 있다. 아침 6시부터 오전에는 테니스장에서 산다. 오후에는 키보드 연주 음악활동을 하고 저녁에는 지인을 만나면 하루가 금방 간다고 한다.

퇴직 후 봉사활동을 하는 교장도 있다. 퇴직 후 45일간의 남미여행을 떠나 평소 못해본 여행을 만끽한 C교장. 지금은 코이카 단원이 되어 해외 봉사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자기 전공을 살려 과학교과를 가르치고 있다. 주민센터에 나가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분도 있다.

퇴직자가 유의할 점도 있다. 주위 사람들의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된다. 퇴직예정자 교육에 다녀온 분의 전언이다. 퇴직자의 재산, 가족관계 등 자세한 인적사항을 넘겨받고 사례금을 주는 사기꾼들이 있다고 한다. 퇴직자에게 은밀히 접근하는데 사기꾼의 목표는 바로 돈이다. 투자를 권유하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필자 역시 퇴직을 앞두고 있다.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20여 개 학과를 살펴보았다. 그 중 나에게 맞는 것은 관광학과와 문화교양학과이다. 입학 상담을 해 보니 학위 취득이 목표가 아니라 배움을 즐기며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것이니 편입보다는 1학년 입학이 좋다고 알려준다.

퇴직 후는 건강관리가 최우선이다. 그리고 여유 있게 배움을 즐기며 취미생활을 하는 것, 그리고 타인을 위한 봉사활동도 빼놓을 순 없다. 타인을 위한 봉사보다 앞서야 할 것은 가족을 위한 배려다. 특히 평생 반려자인 아내와 함께할 취미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퇴직 후 생활을 말하는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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