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과 같은 선생님

2016.03.29 09:16:00

이제 봄이다. 오늘 이른 아침 목련꽃이 나를 반겼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 읽노라”는 시구가 생각났다. 우리 선생님들은 봄의 꽃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글귀를 많이 읽는 정서적인 삶은 살면 좋을 것 같다.

아름다운 글을 읽는다는 것은 마음을 아름답게 만든다. 윤택하게 만든다.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준다. 마음에 평안이 없으면 학생들을 잘 지도할 수가 없다. 마음에 걱정이 많으면 걱정이 열정을 가로막는다. 마음에 염려가 가득차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집중할 수가 없다.

시 한 구절이라도 읽고, 외우고 음미하면서 봄을 즐기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아름답고 향기나는 시 한 수를 소개하면 학생들은 엄청 좋아할 것이다. 박수를 보낼 것이다. 선생님을 달리 볼 것이다. 국어선생님이 아니라도 좋다. 어느 과목의 선생님이라도 박목월의 시 한 수라도 읊으면 학생들은 더욱 안정되게 공부에 임할 것이다.

봄의 꽃들을 보면서 특히 목련을 보면서 완성된 인격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모두가 미완성이다. 인격이 완성되면 얼마나 좋겠나? 날마다 자기의 인품을 갈고 닦는 나날이 되었으면 한다. 인격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인격적으로 학생을 대하고 인격적으로 학생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모습을 닮아가게 되고 고귀한 인품이 사람이 될 것 아니겠는가?

목련꽃을 보면서 준비가 참 많았음을 느끼게 된다. 하얀 목련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참고 기다렸는가? 추위를 이겼다. 격랑을 이겼다. 칼바람을 이겼다. 참고 또 참았다. 때를 기다렸다. 우리 선생님들이 준비하는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한 시간을 가르치기 위해 준비하고 또 준비하고, 보충하고 또 보충하고... 짧은 한 시간을 가르치기 위해 이렇게 준비를 하다니! 그렇게 해야 아름다운 한 송이의 목련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목련꽃은 오래가지 못한다. 생명이 짧다. 짧고 굵다. 우리 선생님들도 이런 정신으로 학교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오늘 수업이 마지막 수업이다, 라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하면 정말 멋진 수업이 될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감동을 받는 수업이 될 것이고 학생들은 집중력을 해서 수업에 임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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