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를 혁신하라.

2016.07.22 15:26:00

서울시교육청은 2016학년도 하반기 혁신학교 11개교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었으나 신청 학교 수가 적어 10개교만 지정했다고 한다. 공교육정상화를 외치면서 시작된 혁신학교가 이제는 진보교육감들의 핵심 정책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혁신학교의 장점을 아무리 포장해도 학교의 현실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물론, 쉽게 인정하기 어려운 분위기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억지로 확대를 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혁신학교 확대는 단언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혁신학교를 혁신하라. 혁신학교가 혁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숫자만 내세운 혁신학교는 중단되어야 한다. 학생도 학부모도 교사들도 원하지않는 혁신학교는 더이상 존재가치가 없어졌다. 혁신학교 확대를 위해 그 어떤 꼼수를 쓰더라도 혁신학교의 양적인 목표를 채우기는 어렵다. 개교하는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했으나, 목표달성이 쉽지 않자, 이제는 학부모의 동의 만으로도 혁신학교 지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역시 학부모들의 반대에 막혀 쉽게 확대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혁신학교를 심각하게 혁신해야 옳다. 그동안 돈으로 밀어 붙였고 학교마다 무상으로 체험학습등을 추진했으나 일반학교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들간의 갈등도 심각한 상황이고, 학부모와 교사들의 갈등도 표면으로 표출되고 있다. 학교가 갈등의 중심으로 간다면 혁신학교는 더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에 그 어떤 명분으로도 혁신학교의 확대는 설명이 쉽지 않다.

교육을 혁신하기에 앞서 혁신학교를 먼저 혁신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액수의 예산투입이 있었으나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또한 일반학교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것도 없다. 돈을 쓰는 재미로 혁신학교를 운영해 왔다면 향후에는 돈없이 공교육을 정상화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숫자만 늘린다고 해서 공교육 정상화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각광받는 학교의 형태는 더더욱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 혁신학교에 대해서 철저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예산도 많고, 학급당 학생수도 일반학교에 비해 많은 것이 혁신학교다. 학생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학교는 어떻게 여건이 달라졌는지, 일반학교에 비해 우수한 점은 무엇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 혁신학교 나름대로는 성과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이야기 일뿐 구체적인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만족도가 갈수로 낮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 

더구나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도입된 지금의 현실은 혁신학교의 차별화에 공감하기 어렵다. 자유학기제나 혁신학교나 별반 다를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소한 중학교에서만은 혁신학교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들고 있다. 그렇다고 혁신학교가 일반학교의 자유학기제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자유학기제와 혁신학교의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혁신학교이니까라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많은 예산을 쓰고도 마땅한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책임도 져야 한다. 학교운영비의 부족으로 허덕이는 일반학교보다 월등히 우수해야 하는 기본적인 결과라도 내놓아야 한다. 무조건 혁신학교다 좋다고 하는 것은 그들의 주장에 해당될 뿐이다. 만일 그 어떤 성과도 내놓지 못한다면 당연히 혁신학교 자체를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여기에는 과감한 지정취소도 포함되어야 한다. 슬그머니 넘어가는 일이 발생해서는 곤란다. 숫자만 늘린다고 공교육이 살아나고 혁신학교가 최고의 학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혁신학교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