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의 ‘건강’을 생각하다

2016.08.01 17:11:00

우리 아파트에 최근 작은 변화가 있었다. 이 변화는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은 금방 발견한다. 그게 무엇일까? 바로 계단에 설치된 센서등이다. 계단을 오르면 3층 이상의 등이 움직임을 감지하고 켜졌다가 저절로 꺼진다. 이 센서들이 모든 층에 새롭게 설치된 것이다.

이게 무엇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두운 저녁이나 밤에 계단을 오르려면 3층까지는 불이 저절로 켜졌다. 거기까지만 센서등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꼭대기층까지 올라가면 센서등이 작동한다. 누가 이런 일을 했을까? 전기요금 많이 나오라고? 거기엔 깊은 뜻이 있었다.

지금 전국 아파트는 계단 오르기 열풍이 거세다고 한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시리즈 방영 이후 전 국민이 일부러라도 계단을 오르고 있다. 왜? 자신의 건강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 건강하게 살려면 일부러라도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이다. 특히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 계단을 이용하면 된다. 일부러 돈 들이고 헬스장을 찾아가 운동 스트레스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




우리 아파트 권선구 서수원 성균관대학교가 바라다 보이고 일월저수지가 인근에 있다. 일월공원, 일월도서관이 있고 하여 녹지 공간이 많아 아파트 주변이 쾌적하다. 그래서 공원을 이용하여 아침 저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가족단위로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건강을 지키며 행복을 창조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상 시 운동을 하지 못한다. 운동 부족에 시달린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그들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 바로 계단 오르기다. 나도 일부러 계단을 오른다. 공직생활 할 때 매우 건강한 여 교장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담을 말한다. “아파트 30층을 걸어서 올라가고 내려올 때는 20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이용합니다” 일부러 헬스장을 찾아 운동할 필요가 없다.

우리 아파트 주민 환경 개선사업으로 생활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아파트 계단 상시등을 센서등으로 교체하였다. 김세복(64) 아파트 관리소장을 만나 궁금한 점을 알아보았다. 이 사업을 하게 된 동기는 주민등 건의사항에서 나왔다고 한다. 퇴근 후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데 어두워 위험하기도 하고 범죄발생 우려도 있는 것이다. 관리소장은 이 건의를 받아들여 입주자 대표회의에 안건으로 올리고 의결처리한 결과 사업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사업비는 얼마나 들었을까? 깜짝 놀랐다. 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8개동 350곳을 설치하는데 3백만 원이 소요되었다. LED 센서등 자재를 직접 구입하고 기전실 직원 4명을 2개조로 편성하여 설치하니 무려 한 달이 걸렸다. 이 3백만 원은 아파트 예비비를 활용하였다. 이 사업을 위해 별도로 주민이 돈을 부담한 것은 아니다. 아파트에서 3백만 원 투자로 676세대 2천여 주민이 건강을 지키게 된 것이다. 물론 이 계단을 이용할 경우다.

과거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관리비 절감에 초점을 맞추었다. 공개 입찰에서 최저가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고 무조건 저가만을 원하였다. 그래야 주민들 부담이 덜 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주민들이 부담하더라고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 100세 시대라는데 평균 수명 이상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비용도 중요하지만 건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게단 오르기를 하면 건강 증진에 좋다고만 하지 말고 그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 놓아야 한다. 그래서 센서등을 설치한 것이다. 계단을 걸어서 오르면 근력이 강화된다. 심폐 기능이 향상된다. 더 나아가 뇌기능이 향상된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까지 나왔다. 계단 오르기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15층 이상의 계단을 천천히 오르면서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하면 척추 근육, 엉덩이 근육,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강화되어 하체가 튼튼해진다. 몸이 비만한 사람은 체지방이 낮아진다. 과체중인 사람은 몸무게가 줄어든다. 몇 주 동안 꾸준히 실천하면 허리둘레가 줄어들어 바지가 헐렁해진다.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겸하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은 없다.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판에는 계단 오르기 운동을 예찬하고 있다. 게단 오르기는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량으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운동할 시간도 아끼고 건강을 얻고 전기를 절약하는 일석삼조의 운동이라고 안내한다. 우리 아파트는 주민들의 건강을 생각하고 있다. 이제 주민들의 실천만이 남은 것이다. 자 우리 모두 계단을 오르자! 100세 시대, 우리의 건강을 위하여!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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