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체험활동으로 살아 있는 교육하는 김효근 교사

2011.09.01 09:00:00

체험활동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현장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지금까지의 교실수업과는 다른 지도방법이 필요할 뿐 아니라, 소요 비용과 학생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매월 1~2차례 학생들을 교외로 데리고 나가 다양한 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는 교사가 있어 따라가 보았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8월 초, 전남 여수 도원초 김효근 교사와 15명의 학생들이 서울 도시 탐방을 위해 상경했다. 숙소인 교육문화회관에 짐을 푼 후, 장거리 여행과 더위에 힘들어 하는 학생들에게 김 교사가 “날이 더우니 일정을 바꿔 수영장부터 갈까?”하고 묻자, 아이들은 어른스럽게 ”안돼요, 서울에 오자마자 활동도 하기 전에 수영부터하면 어떡해요?”하고 대답한다. 그리고 이내 줄을 맞춰 첫 번째 활동장소인 예술의 전당으로 가기 위해 김 교사를 따라 버스에 올랐다.
학생들은 익숙하지 않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면서도 질서정연함을 잃지 않고 침착히 행동했다. 많이 피곤했을 텐데도 버스 노약자석을 비워두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김 교사 일행이 예술의 전당을 찾은 이유는 ‘2011년 세계보도사진전’을 보기 위해서다. 도슨트를 따라 여러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 내내 진지한 모습이 눈에 띄었던지, 방송 촬영 중이던 아리랑 TV에서 한 학생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 사진전을 다 보고 나서야 아픈 다리를 두드리며, 조금 흐트러지는 아이들. 잠시 로비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다가 금세 힘을 내 두 번째 장소인 코엑스로 향했다. 코엑스에 도착해서 시원한 팥빙수로 더위를 식힌 후 아이들에게 약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김 교사와 차분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행동이 무척 어른스러운데, 특별한 지도 비결이 있을까요?
비결이라기보다는 동기부여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체험활동이 무척 즐겁고 유익한 활동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지요. 말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체험활동을 자주 경험해 보도록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3월 첫 체험활동은 학생들이 흠뻑 빠질 정도로 재미를 느끼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장기적인 목표를 심어주는 것도 좋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눈앞에 보이는 목표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매월 1~2차례 학급 체험활동을 하려면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도 쉽지는 않습니다. 가족들 눈치도 많이 보이고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체험활동이 중요한 만큼, 되도록 많은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교육은 만나서 관계 맺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학생들이 기자님을 만나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느끼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체험활동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다른 교육과정과의 연계입니다. 학과공부, 생활지도 등과도 잘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새 학년이 시작될 때, 학생과 학부모에게 1년간의 운영계획을 미리 소개하고 이해를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공을 들여왔습니다.

연간 운영 방식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저는 우수 모듬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상벌점제도인데, 점수를 모듬 단위로 부여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골고루 섞어서 모듬을 구성하고 협동을 통해 함께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점수가 좋은 모듬에게 체험활동 참여권을 줍니다.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다른 친구를 챙기고 자신도 규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이번 서울 탐방도 1학기에 좋은 모습을 보인 모듬에 우선권을 주었습니다. 다만, 모듬별 성적만 따지다보면 억울한 학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잘하는 개인에게도 일정부분 참여 기회를 열어놓습니다. 이렇게 1년간의 활동을 진행하고 마지막 체험활동은 그동안 갈고 닦은 재능을 기부하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여러 활동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학교에서 제가 생활지도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반 아이들도 처음 반 배정을 받고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하지만 함께 여러 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인기도 조금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매년 담임한 아이들에게 기수를 붙이는데, 올해 아이들이 9기입니다. 가끔식 위아래 기수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는데, 아이들 간에도 유대가 생겼는지, 고등학생이 된 4기 학생이 얼마 전에 찾아와서는 후배들에게 멘토링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마음 한 편이 참 뿌듯했습니다.

체험활동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체험활동을 할 때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요즘은 체험학습도 미리 공부해 가는 경우가 많은데 지나친 선행학습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오히려 흥미를 반감시켜 체험활동 자체를 의미 없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재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 학생일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체험활동 후 반드시 정리활동을 해야 합니다. 상품 등을 걸어 흥미를 유발한다면 더욱 효과가 있겠지요.

인터뷰가 어느 정도 정리될 무렵 주위를 돌아보니 어느새 아이들이 돌아와 조별로 앉아 조용히 김 교사를 바라보고 있다. 다음 체험장소인 반디앤루니스로 이동할 시간이 된 것이다. 이날 김 교사 일행은 대형서점인 반디앤루니스에서 직원에게 서점의 구성과 책의 유통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뮤지컬 한 편을 감상한 후 숙소로 돌아가 하루를 정리하는 것으로 2박 3일 일정의 첫 날을 마무리했다.
강중민 월간 새교육 기자 jmkang@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