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르고 고운말 지킴이!

2011.12.01 09:00:00

요즘 학생들은 자신들이 쓰는 말이 욕이나 비어인지도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바른말 고운말을 쓰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자.

올해 초 초등학교 6학년을 맡으면서 학급 경영 목표를 ‘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하며 책을 즐겨 읽는 어린이’로 정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지도를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어느 순간 자신들이 어떤 비어를 썼는지, 어떤 욕설을 썼는지 전혀 느끼거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필자가 맡고 있는 반은 ‘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문구처럼 먼저 언어 사용에 관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바르고 고운말을 쓰도록 노력했다.

修身 - 나를 닦는다. (스스로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 하자!)
바르고 고운말 쓰기 선서식 실시
지난 9월 협력교실 활동을 시작하기 전 KBS에서 방영했던 ‘10대 욕에 중독되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자신의 생각을 써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 무기명 설문지를 제작해 교실에서 언어사용 실태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 반 또한 1명을 제외한 한생들 모두가 욕설이나 비어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욕설과 비어의 종류 또한 다양했다. 이에 학급회의 시간 설문 조사의 결과에 관해 토의해 보고 앞으로 바르고 고운말을 쓸 것을 다짐하고 담임선생님 앞에서 선서식을 거행했다.

바르고 고운말을 쓰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하는 반이라는 표현이 드러나도록 알림판 및 캐릭터 그리기를 실시하고 자신이 그린 알림판이나 캐릭터의 의미를 친구들에게 발표했다.
또한 바르고 고운말을 쓰겠다는 표현이 효과적으로 드러나는 배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만들어진 배지를 학생들이 자신의 책가방에 달았다. 이는 학생들이 교실이나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책가방을 매고 다니는 외부에서까지 바른말을 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이외에도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을 이용한 티셔츠 만들기를 실시했다. 1학기 미술시간에 염색을 배우며 뒷면에 태극무늬를 넣어 만들었던 반 티셔츠를 이용했다. 한글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이 나왔으며, 이 작품들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시했다. 그리고 ‘바르고 고운말 사용하는 6학년 4반’이라는 문구의 학급 명패를 주문 · 제작했다. 그리고 학급회의 시간을 이용해 ‘학급 명패 걸기’ 행사를 실시했다.

아름다운 문장 100일 프로젝트와 좋은 문구 50선 제시
9월 초 아름다운 문장 쓰기 공책을 준비했다. 매일 아침 9시가 되면 아름다운 문장 한 가지를 모두 같이 공책에 썼다. 그리고 그 문장이 발췌된 곳이나 문장에 관한 부연설명을 잠시 한 후 다함께 아름다운 문장을 읽었다. 아름다운 문장 100개는 2010년 한글날 행사로 진행된 ‘아름다운 문장 100선’ 공모에 당선된 100개의 문장을 활용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 및 용기를 줄 수 있는 문구를 하루에 한 개씩 매일 아침 교실 앞쪽 바르고 고운말 게시판에 게시했다.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문구는 2010년 서울강동교육청에서 제작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55개의 말을 담은 매직워드’를 활용했다.

홈페이지의 활용과 바르고 고운말 쓰기 점검표
학급 홈페이지에 다양한 활동의 결과 및 느낌들을 탑재했다. 다큐동영상 시청소감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탑재하고, 언어순화에 관한 UCC를 제작해 탑재했으며, 학부모님들에게 우리말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개인 파일을 활용해 하루 동안 바르고 고운말을 썼는지 스스로 판단해 스티커를 부착했다. 욕설이나 비어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자신이 이름이 적힌 개인별 종이에 날짜를 쓰고 자신이 한 욕설이나 비어와 자신의 욕설이나 비어를 들은 친구의 이름을 썼다. 자신이 한 욕설 쓰기는 3월부터 실행해 오고 있는 활동으로 5번 이상 욕설을 사용하면 부모님께 종이를 보내어 지도를 받아오는 활동이다. 그런데 협력교실 활동을 시작한 9월 이후에는 종이를 집으로 가지고 가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주 1회 받아쓰기
6학년 읽기책의 문장을 그대로 활용했는데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평가한 결과 3문장 모두 맞춘 학생은 26명 중 2명이었다. 이에 주 1회 월요일 아침에 받아쓰기를 하기로 했다. 월요일 받아쓰기를 실시하고 틀린 문장은 1주일 동안 완전히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엘리샤’, ‘프리스타일 풋볼’ 게임 해보기
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활동이 컴퓨터실에 가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으며, 학생들도 게임을 시작하면 자기 통제가 안 되기도 한다. ‘엘리샤’와 ‘프리스타일 풋볼 게임’은 언어순화 프로그램이 도입되어진 게임이다. 이에 재량시간을 이용해 ‘엘리샤’와 ‘프리스타일 풋볼 게임’을 해 보았다. 그리고 학급회의 시간을 활용해 토의형식으로 게임을 해본 후 다른 게임과 다른 점을 이야기 해보고, 게임을 하고 난 후 느낌을 ‘인터넷 언어사용’과 관련지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기존에 나와 있는 게임과는 다르다는 의견과 다른 게임도 언어순화 프로그램이 도입되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齊家 - 가정을 다스린다. (가족 모두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 하자!)
가정통신문 및 마음을 움직이는 문구 포스터 배부
‘바르고 고운말 쓰기’ 가정통신문 및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좋은 문구로 된 포스터(A4)를 월 1회 가정으로 배부했다. 9월에는 ‘바르고 고운말 쓰기’ 협력교실 운영에 관한 안내 자료를 만들어 배부했고, 10월에는 포스터를 배부했으며, 11월에는 ‘바르고 고운말 쓰기’에 관련된 다양한 내용으로 가정통신문을 만들고 마지막 항목에는 우리말에 관한 퀴즈를 제시했다. 가족이 가정통신문을 읽은 후 퀴즈에 정답을 써서 교실 우체통에 응모하고 학급회의 때 추첨해 작은 선물을 증정했다.

가족회의를 통한 바른말 쓰기 결의와 평가
우리 가족이 욕설이나 비어, 은어를 사용하는지 서로 이야기 해보고, 우리 가족 모두가 욕설이나 비어, 은어를 사용했을 때의 결과를 예상해보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후 가족단위로 바르고 고운말 쓰기 결의문을 작성해 보도록 했다. 학교에 제출되는 산출물은 결의문 1장이었지만 가족마다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가족의 바르고 고운말 쓰기를 점검할 수 있는 점검표를 월 1회 배부했다. 매월 마지막 주 후에 고운말 쓰기 점검표를 학교로 제출했으며, 가정에서의 우수사례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治國平天下 - 나라와 천하를 다스린다. (바르고 고운말 쓰기를 학교 및 지역에 전파!)
교육다큐멘터리 시청 및 동영상 시청소감 공모
한국교총에서 제작해 보급한 교육다큐멘터리 ‘욕, 해도 될까요?’, 1부<욕, 뇌를 공격하다>와 2부<0818 언어 개선 프로젝트>를 재량활동 및 특별활동 시간에 학급별로 시청했으며, 저학년은 부모님과 함께 시청할 수 있도록 다큐멘터리 동영상을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했다. 주마다 발간되는 온남소식(주간 소식지)을 통해 교내 ‘욕, 해도 될까요?’시청소감 UCC 동영상 올리기 대회를 홍보했으며, 우수작은 학교장상 시상 후 전국 학생 언어문화 개선 UCC공모전에 출품했다.
교육다큐멘터리는 고학년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었으며, 본교에서는 한글날 기념행사로 실시했는데 기존의 글짓기 쓰기 위주의 한글날 행사와 달리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행사였다는 의견이 많았다.

동영상 자료와 학생 언어 표준화 자료
한국교총에서 제작해 보급한 수업 동영상 ‘욕, 해도 될까요?’저학년 자료와 고학년 자료를 학교 홈페이지 및 쿨 메신저를 통해 선생님들께 각반으로 배부했다. 학급별로 학년 특성에 맞는 자료를 활용해 수업을 실시했다. 구체적인 자료공유를 통해 한글 사랑 및 바른 언어 사용에 관한 효과적인 계기교육이 실시될 수 있었다.

글짓기 대회, 바르고 고운말 쓰기 선서식과 캠페인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 사랑 글짓기 대회를 개최했다. 한글사랑, 가족사랑, 울산사랑, 친구사랑 등의 주제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학교장상 시상을 하고, 우수작품은 울산교총에서 주최하는 한글사랑 글짓기 공모전에 출품했다. 또한 ‘바르고 고운말 쓰기’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선서의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학교 정문 진입로에서 ‘바르고 고운말 쓰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등교하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피켓을 이용해 바르고 고운말을 쓸 것을 홍보했다.

‘바르고 고운말 쓰기’ 배지 달기 캠페인
전교생을 대상으로 ‘바르고 고운말 쓰기’ 배지 달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평소에 욕설이나 비어 등을 사용했던 학생들은 자신이 했던 욕설이나 비어를 종이에 쓰고 그 종이를 ‘욕 버리는 통’에 버리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할 것을 다짐합니다’ 라는 서명지에 자신의 이름을 쓰면 협력교실인 6학년 4반 학생들이 직접 만든 ‘나는 바른말을 사용합니다’ 배지를 책가방에 달아주었다. 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학생들은 서명 후 배지를 가방에 달아주었다.

설문 조사 실시와 ‘바른말 고운말’ 전시회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글사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틀에 걸쳐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어울림 광장에 설문지를 설치하고 학생들이 스티커로 해당되는 곳에 직접 붙여보도록 했다. 스티커를 붙이는 설문방법에 대한 호응도가 높았으며, 그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전시효과도 있었다. 또한 ‘바른말 고운말’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가졌으며 스터커가 붙은 설문지를 ‘바른말 고운말’ 전시회에 같이 전시했다.

‘바르고 고운말 쓰기’ 울산대공원 및 울산박물관 캠페인 실시
울산의 대표적 휴식공간이며 나들이 공간인 울산대공원 및 울산박물관에서 ‘바르고 고운말 쓰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울산대공원을 배경으로 만든 ‘바르고 고운말을 써요’ 배지를 나눠 주었다. 9월부터 11월이라는 짧은 기간의 활동을 통해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고 시작한 협력교실 활동이었다. 그러나 의미 있는 3개월은 교실분위기, 생활태도, 생각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학급에서 실시되는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욕설, 은어, 비어를 쓰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바르고 고운말을 쓰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딱딱한 훈계나 지도가 아닌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러 가지 재미있고 즐거운 활동을 통해 온남초등학교 전교생 또한 바르고 고운말 쓰기에 대한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수 있었다.

박혜진 울산 온남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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