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과 EBS에서 주관한 교실실험 프로젝트에서 중 · 고생 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학생 1명이 4시간 동안 최대 385번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요즘 가정에서는 부모님과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학교에서는 성적위주의 입시교육이 지배하는 데다 인터넷과 TV 영화가 언어파괴를 부채질하는 등 욕설이 일상용어로 통용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학생들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마땅한 해방구가 없기 때문에 PC방이나 컴퓨터 게임을 하게 되고 그 속에서 또 욕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올바른 언어 사용 지도를 통한 인성교육’ 특색사업으로 선정
본교에서는 청소년들의 무분별하고 잘못된 언어사용 습관을 개선하고 올바른 언어 사용을 통한 건전한 생활습관 형성 및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서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분석 결과 학생들은 스스로 욕을 자주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나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욕을 사용하기 때문에 본인들의 언어폭력 수준이 심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한 교사는 학생의 언어폭력 수준이 심하다고 응답한 반면 학부모는 자녀의 언어폭력 수준이 심하지 않다고 생각해 학생들이 가정에서보다 학교에서 생활할 때 욕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응답자 모두가 상 · 벌점제와 더불어 교육적 지도 및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언어교육과 인성교육은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높이는 교육본질의 구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올바른 언어 사용 지도를 통한 인성교육’을 본교 특색사업으로 선정했다.
일회성 캠페인 아닌 교과연계 수업으로 진행
본교에서는 국어 교과뿐 아니라 각 교과 시간에 교과에 맞는 바른 우리말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어시간에는 욕설의 정확한 의미 알기, 인터넷 통신언어를 표준어로 바루기, 혼동하기 쉬운 우리말 알아보고 바르게 사용하기 등을 수행과제로 제시해 수업에 응용하고 있다. 도덕시간에는 감사카드,칭찬카드를 만들어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정보시간에는 잘못된 통신 언어 사용 정보 검색과 더불어 네티켓을 준수하는 사이버 통신 윤리교육을 수시로 실시하고 학교홈페이지에 릴레이 선플달기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부서별 교육활동을 통한 언어 사용 지도
각 부서에서도 바른말 고운말 관련 각종 행사를 마련해 학생 · 학부모 · 교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문사회부에서는 우리말 바루기 교내 게시판을 복도와 천장에 설치해 자연스럽게 오고가면서 올바른 우리말을 익히도록 학교 환경을 조성하고 한글사랑 UCC 대회, 우리말 겨루기 왕중왕전 등 각종 언어문화 관련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생활상담부에서는 학생자치활동을 통한 자율적 언어문화 개선 캠페인 활동을 실시하고 상 · 벌점제를 활용해 바른말 · 고운말 사용 학생에게는 상점, 욕설 · 비속어 사용 학생에게는 벌점을 부과해 자율적으로 욕 안 하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활용한 언어 순화 지도
자율 활동 학급 자치회의 시간에는 언어 순화에 관한 주제로 토론을 해 학급별 우리의 약속을 제정한 뒤 교실에 게시했다. 2, 3학년 창의적 체험시간에는 연극영역을 활용해 바람직한 언어사용을 위한 ‘우리만의 언어’라는 모의 역할극을 준비해 상원 동아리 발표대회 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외부 전문가를 활용한 언어순화 지도
‘올바른 언어 사용과 긍정적인 말의 힘’이라는 주제로 자녀의 눈높이에 맞춘 긍정적 대화법에 대해 학부모 연수를 실시했고 ‘미래사회와 교육공동체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명사를 초청해 교사 · 학부모 연수를 실시했다.
또한 학생을 대상으로 ‘여러분의 한국어 안녕하십니까?’라는 주제로 KBS 아나운서의 ‘찾아가는 바른 우리말 선생님’ 특강을 실시했다. KBS 김진희 아나운서가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은어 · 비속어와 바른 언어 사용 사례를 동영상 중심으로 강의해 학생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소감문을 작성하면서 은어와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인터넷 게임중독 이해 및 언어폭력 예방’을 주제로 교사 · 학부모 연수를 실시해 인터넷 게임중독에 대한 이해와 언어폭력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지난 10월에는 한글 주간행사의 하나로 정재환 한글문화 연대 공동대표를 연사로 ‘말이 아름다운 부모가 아름답다’를 주제로 부모와 자녀 간의 원만한 의사소통방법과 학생들의 언어 습관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을 유도했다.
EBS 다큐 프라임 ‘욕해도 될까요?’ 교실실험 프로젝트 참여
한국교총과 EBS가 공동 주관하는 청소년 폭력적 언어습관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해 학생들이 욕을 하게 되는 원인과 창의력과의 상관관계 실험에 동참했다.
청소년들의 심각한 욕설은 그동안 성적 지상주의의 경쟁 속에서 성장해온 청소년들이 분노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의 표현이라고 생각해 단기적인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학업 이외에 학교에서의 예체능 활동을 늘리는 등 심리적 불안요소를 없애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본교에서 이미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언어문화개선 노력이 집중 보도됐다.
자기관리 플래너 기록을 통한 언어습관 개선
기존의 자기주도 학습 플래너는 학습계획만 기록하게 되어 있으나 본교는 학습계획과 더불어 언어관리 코너에 어제 사용했던 부정적인 말과 긍정적인 말을 기록하고 있다. 매일 아침 자습시간에 오늘의 학습계획을 기록하고 종례시간에는 오늘의 언어생활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언어생활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2학년 한 학생은 계획서에 ‘내가 한 부정적인 말’ 칸에 ‘짜증 나. 너 정말 그것밖에 안 돼?’라고 쓰고, 그 아래 ‘별 생각 없이 쓴 말. 이제 긍정적인 말만 써야지’라고 적었다.
자기관리 플래너는 1주일에 한 번씩 담임교사가 확인하고 부모님의 점검을 받고 있어 자녀의 언어습관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을 유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와 학교생활에 대해 의사소통할 수 있는 좋은 매체가 되고 있어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방과 후 활동을 활용한 언어 순화환경 조성
학생들이 욕을 많이 쓰는 이유를 과도한 스트레스와 TV, 인터넷 등 자극적인 매체의 영향으로 보고, 문화 활동으로 학생들의 정서를 가꿔주기 위해 방과 후 특기적성 활동을 강화했다. 현재 3기에서는 방송 댄스, 통기타, 플루트, 드럼, 농구, 사물놀이 등 특기적성반을 22개 반 운영하고 있으며, 교과목 수업을 듣는 학생이 특기적성 수업을 패키지로 들으면 수강료를 절반으로 줄여주는 등 참여를 유도했다. 그 결과 현재 많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오후 특기적성 활동에 참여해 즐거운 학교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말은 곧 인격이다 - 느리지만 꾸준히
최근 청소년의 욕설 사용이 증가하자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 언어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만들고 20개의 선도학교를 지정해 학생 언어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욕설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어릴 때부터 젖어온 언어습관이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는 없지만 학교와 더불어 학부모와 사회가 함께 학생들의 바른 언어 습관 형성을 위해 꾸준히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가지고 노력해가야 한다.
말은 곧 인격이다. 말이 거칠면 행동도 거칠어진다. 전시적이고 한글주간용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미래를 책임질 우리 청소년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서 가정과 학교, 사회가 책임을 지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가지고 다각도에서 학생들을 바르게 지도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무분별한 통신언어와 인터넷, TV 등 언론매체의 언어파괴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제도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이제 우리나라는 IT 등 여러 분야에서 선진국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일고 있는 한류 드라마, K-POP 열풍으로 외국인들이 우리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는 등 한글의 위상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제 한글이라는 우수한 문화유산을 가진 우리의 문화예술분야도 선진국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욕설도 일종의 문화현상이다. 하지만 욕설로 범벅된 한국어를 외국인들에게 전파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언어문화개선 사업을 통해 우리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켜 바르고 고운 우리말을 잘 지키고 계승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