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발원지인 논산 강경에 사는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논산교육협의회는 논산시 각계 인사들이 자생적으로 모여 출범한 이후 ‘논산시민과 함께하는 스승 존경 운동’을 펼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또 이번 스승의 날 행사를 그 발원지인 논산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고 행사를 기획·추진 중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훌륭한 제자를 키우겠다는 보람 하나만으로 교육계에 투신하신 스승님이 없었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모습이 오늘날과 같았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21세기 번영 뒤에는 선배 스승님들의 노고와 헌신이 함께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때 우리 선생님들은 배움에 목말라하던 학생들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로 우뚝 서서 앞날의 등불 같은 존재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했다. 제자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꿈과 비전을 제시하며 사랑과 희생으로 한길을 걸어오셨다. 명성과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직 제자들의 성공을 바라며 진정한 스승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것이다.
師父일체, 스승의 날은 세종대왕 탄신일
1958년 청소년적십자(JRC, 현 RCY)에서 힘들고 어려운 스승의 삶에 작은 위로라도 드리기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이 점차 커져 오늘에 이르렀다. 1958년 당시 강경여고(강경고 전신)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병석에 누워계신 선생님을 방문해 위로하고 퇴직한 은사들을 찾아뵙기 시작했다. 이후 1963년 ‘은사의 날’을 제정할 것을 JRC 회원들이 결의하고 그해 5월 26일 첫 행사를 갖기에 이르렀다. 이런 좋은 뜻이 충남 전역에 퍼졌고, 1965년엔 민족의 스승인 세종대왕 탄신일,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해 전국적으로 학교마다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행사를 갖게 되었다.
오늘날 이런 좋은 뜻이 왜곡되고 진실이 가려지면서 ‘스승의 날’은 퇴색되고 아예 폐지하자고 하는 여론에 밀려 초라한 행사에 머물고 있다. 특히 요즘 학교폭력에 대해 온 사회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선생님들의 설 땅이 더욱 좁아지고 있는 듯 보인다. 학부모는 학교를 믿지 못하고 학생은 선생님을 믿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부정적인 현실이 모두 교육 당사자인 선생님들의 책임인양 사람들은 선생님을 비난하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선생님을 존중하고 스승의 자리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역량과 경륜이 빛을 발하도록 우리 사회가 토양을 마련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교육계는 스스로 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일선에 계신 선생님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학교의 중심에서 학교를 지키고 학생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고, 학생들에게 꿈을 주고 희망이 되어주는 참된 스승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아직도 교육 현장에는 묵묵히 자기 소명을 다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스승의 날만이라도 큰소리로 자축을
그동안 여러 가지 부정적인 사건으로 축소되고 왜곡된 ‘스승의 날’ 행사가 진정한 의미에서 다시 부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스승의 날 행사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이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길 희망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모두는 스승의 그림자를 좇아 성장하였으며 스승의 자양분으로 지식을 얻고 지혜를 얻어 살아가고 있다. 논산에서는 스승을 부모와 같이 생각하는 풍토가 다시금 부활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스승의 날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스승의 날을 당당하게 즐겨보자. 움츠러들지 말자. 교직생활에 열정을 바친 당신, 큰소리로 자축해 보자. 또 다시 샘솟는 열정으로 교단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힘이 실릴 것이다. 스승의 날 행사가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이 ‘대한민국 교사’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고 뜻 깊은 추억이 되기를, 그동안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보답 받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