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변천 여행

2012.11.01 09:00:00

새 학년에 올라갈 때면 늘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한 아름 안게 되는 새 교과서. 교과서를 받아온 날이면 식구들이 모여 앉아 책에 겉표지를 씌우며 힘찬 새 출발을 기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 후면 이런 정겨운 모습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 정부가 디지털교과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냄새 나는 교과서가 아닌 디지털기기 속에서 새 교과서를 다운받게 될 수도 있다. 지난 세월 동안 우리의 교과서,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교육과정 변화 속에서 달라진 교육내용과 교과서의 모습들을 만나본다.


개화기·일제강점기(1890~1945년)

1890~1910년 개화기에는 친일적 색채의 국정교과서와 이에 맞서는 민간주도의 교과용 도서가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는 식민경영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교과용 도서의 일본어화를 꾀했고 결국 우리 국어를 ‘조선어’로, 일본어를 ‘국어’로 바꿨다. 이 시기에는 한국사를 부정해 한국인을 우민화, 열등화, 일본인화 하는 데 교과서를 이용했으며 교과단원 제목이나 내용도 한국적·세계적 자료에서 일본적 자료로 대체했다. 동해를 일본해로, 남해를 조선해로 표기한 것도 이때다.
미군정기와 교수요목기(1945~1955년)
광복 이후의 교과중심 교육과정기로 ‘조선 이익에 반하는 과목은 교수하거나 실습하지 아니할 것’ 등과 같은 법령 제6호 교육과정과 교육법을 제정하는 등 각급학교 교육과정의 기본 골격을 형성한 시기다. 이때는 특히 우리말과 글 중심인 국어와 국사 교육을 중시했고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공민과’, ‘사회생활과’ 등이 신설됐다. 광복 후 최초 교과서는 <한글첫걸음>이었으며 초등학교용 <국어독본>이 뒤를 이었다.
•미군정기(1945~1948년)
국어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시급했으나 각급교재나 교육에 대해선 엄두를 낼 수 없던 시기다. 이 시기엔 정규 교과서보다는 민간인이 자유롭게 구성한 개인적 교재 구성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광복 후 민족의식 교육을 강조하면서 민주주의 교육과 인권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에 집중했으며 과학·실업 교육을 확충해 자급자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교수요목기(1945~1955년)
이 시기부터 정식으로 단원제 교과서가 편찬되기 시작하면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문교부 발행 최초의 국정교과서 <바둑이와 철수>가 등장했다.기존의 철자·단어·반절식 학습법에서 문장식, 단원제로 교과서 내용이 발전했고 문체는 문어식에서 국어회화식으로 구성했다. 단원마다 철수와 영희 , 바둑이의 소소한 생활상이 담겨 있다. 초등 1학년 교과서의 경우는 기존 흑백 교과서에서 유색도 인쇄 교과서를 채택하기도 했으며, 무질서하게 발간되던 교과서를 정부책임 발간으로 일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6.25전시에는 교과서를 다시 흑백 인쇄로 바꾸고 종이도 누런 갱지를 사용하는 등 당시 힘들었던 경제상황을 반영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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