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의 자취가 있는 바다의 도시 통영

2013.04.01 09:00:00

통영은 삼도수군 통제사를 제수 받은 이순신 장군의 통제영 본영이 설치된 곳으로 임진왜란의 3대 대첩이자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로 꼽히는 한산대첩이 벌어졌던 곳이다. 장군 사후 선조는 여기에 그를 제사하는 사당을 세웠다. 4월 28일 충무공탄신일을 맞아 지금은 유람선과 어선들이 수려한 해양 경관 사이를 유유히 지나다니고 있는 낭만의 도시 통영에서 420여 년 전 이 바다를 호령했던 이순신 장군의 자취를 더듬어본다.


조선시대 해군 사령본부, 한산도 제승당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20분이면 닿는 거리에는 한산도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 통제영이 설치되었던 곳으로 조선군의 유인작전에 속아 따라 나온 적선을 학익진으로 에워싸 60여 척을 불태웠던 한산대첩이 바로 그 앞 바다에서 있었다. 잔잔한 물살을 가르는 여객선 안에서는 그날의 격전을 떠올리기 힘들지만 한산도 입구 바다 암초 위에 세워진 거북등대가 이곳의 역사를 상기시켜준다.
선착장에 내리면 한적하게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제승당까지 걸어갈 수 있다. 제승당은 삼도수군 통제영의 사령부가 있던 운주당 터에 마련된 이순신 장군의 사당이다. ‘작전을 짜는 집’이라는 뜻의 운주당은 초대 삼도수군 통제사로 임명된 이순신이 1573년 파직될 때까지 삼도 수군을 지휘하며 전략회의를 했던 곳으로, 정유재란 때 불타버린 이 터에 1740년 (영조16) 통제사 조경이 유허비를 세우고 제승당이라 이름 지었다.
매표소 입구에서 마주하게 되는 ‘한산문’ 현판은 이곳이 재보수되던 1970년대 <난중일기>에 남은 이순신의 서체를 가져와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제승당 경내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임진왜란 중이던 1593년 이곳에 머물던 군사들이 사용했다는 우물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현판을 썼다는 대첩문도 만날 수 있다.
제승당에서는 ‘한산대첩도’ 등 충무공의 전적을 그린 다섯 폭의 해전도를 볼 수 있다. 건물 오른쪽으로는 충무공을 모신 사당으로 향하는 길이 이어진다. 안으로 들어가니 유허비와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무사가 있다. 모두 충무공 사후에 그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도 있다. 바다를 향해 세워져 있는 수루는 충무공이 홀로 앉아 우국충정의 시를 읊고 적의 동정을 염탐하던 망루다. 오늘날 수루에서는 한산도를 찾은 사람들에게 한산대첩 당시의 전술을 맛깔나게 설명하는 해설사의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한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해설사의 손짓에 따라 바다 너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 속에는 그날의 전투장면이 그려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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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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