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보다 ‘보충·심화’학습 더 효과적

2014.01.01 09:00:00

몇 해 전 5살 지능을 가진 20살 청년의 이야기인 ‘말아톤’이라는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다. 자폐아 초원은 행동이나 말투는 5살 어린애에 머물러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달리기를 유난히 좋아한다. 엄마는 자신의 목표를 아들 초원의 ‘마라톤 서브쓰리 달성’으로 정하고 아들의 훈련에 매진한다. 전직 유명 마라토너 코치를 만나서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가지만, 초원은 대회 때마다 속도조절의 실패로 지쳐 쓰러지곤 한다. 그때 출발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앞서 달리는 초원에게 코치는 “초원아, 천천히! 천천히!”라고 외친다. 결국 초원은 초반의 속도조절에 성공해 42.195km를 2시간 57분 7초에 완주하며 서브쓰리를 달성한다.


교육은 인지발달 단계에 따라 이뤄져야
교육은 마라톤 경기에 비유할 수 있다. 교육은 초반에 성적을 높이고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학부모들이 초반에 다른 자녀보다 앞서가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학교 공부만으로는 다른 자녀를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천천히!”가 아니라 “빨리! 빨리!”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빨리! 빨리!”는 단거리 경기 또는 장거리 경기라도 결승선에 가까울 때의 응원이지 기나긴 인생에서 마라톤 경기 초반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할 응원은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교육이 선행학습으로 이루어지는 데 있다. 선행학습이란 학교 진도보다 1개월 이상 또는 학기와 학년을 뛰어넘어서 교육과정을 미리 배우는 것으로 보통 6개월∼1년 정도를 앞당겨 학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중학교 1학년 과정을 시작하거나 중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을 먼저 배우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선행학습은 개인적인 관심이나 호기심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예습과는 다르다. 학부모들은 교과과정을 미리 배우는 선행학습이 아이의 성적 향상이나 상급학교 진학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고, 그 결과 70%가 넘는 초·중·고등학생이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2002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선행학습 효과에 관한 연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배우고 익혀 보다 수월하게 교육과정에 적응하겠다는 생각으로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은 인지발달 단계에 맞게 적합한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예습 수준을 넘어 학원이나 교습소 등 각종 사교육 기관이 제공하는 선행학습은 정서적, 교육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스트레스 가중, 오히려 학력증진에 역효과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정종민 경기도성남교육지원청 교수학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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