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내용, 교원이 정하게 해 신뢰 구축
결과는 교직생애 포트폴리오 활용토록
교육부는 최근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근무성적평정을 같은 시기에 하는 교원평가제도 개선 1단계를 전국 18개 연구학교에서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에서 두 달간 실시되고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전면 실시 4년 차에 접어든 현재 상황은 어떨까? 평가 신뢰성이나 지표의 적절성 등 계속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종전의 평가 방식을 답습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일선 교원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실제로 능력 있는 교사가 대우받을 수 있는 교원평가제가 되기 위한 개선점과 지향점은 무엇일까?
일시적 총괄평가 아닌 수시 형성평가로
교직사회에도 경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불가피한 시대적 요청으로 보인다. 경쟁 시스템의 밑받침이 되는 교원평가제는 그 본래의 의도보다도 더 많은 함축적 이해관계로 인해 상당한 논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능력 중심의 제대로 된 교원평가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교원, 학부모, 학생 및 관계당국 등 이해관계 당사자들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틀의 마련이 가장 핵심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교원평가제의 내용과 방법에 있어서 신뢰성과 타당성의 문제가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종래의 방법을 답습하고 있는 정부의 평가 방식에 일선 교사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원평가제가 능력중심교사평가제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위치에서만 평가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기보다는 상호 간의 이해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요점 중의 하나는 교원평가제가 교원의 자질에 관한 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원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교원능력을 크게 제고시켜 줄 수 있다는 평가 만능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평가는 교육의 과정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교육의 전체 과정에서 보면 평가 그 자체로서 한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평가를 통해 교육의 과정 전체를 흔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진정한 의미에서 능력 있는 교사를 가려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원이 전문적 능력을 가지고 있고, 전문성이 교원의 직무수행에서 책임과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일선 학교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평가는 연말에 일시에 행해지고 있는 총괄평가가 아닌 수시로 행해지는 형성평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근무성적평정은 모든 교사를 위한 평가로
사실 교원평가제에 대한 규정은 오래전부터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명시되어 있으며 근무성적평정이라는 명칭으로 교원평가가 시행되고 있다. 현행의 근무성적평정은 교감 승진을 앞둔 몇몇의 후보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승진 후보자에게는 유용한 자료가 되지만, 그 외의 교사에게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평가가 되고 있다. 물론 근무성적평정이 인사자료로써 어느 정도 활용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승진 후보자나 전근 대상자가 아닌 교사들에는 그다지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현행의 근무성적평정은 목적, 내용, 방법, 결과 및 활용에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의 근무성적평정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느냐 하는 데 있다. 원래 근무성정평정은 교사 인사고과표의 중요 자료로써 승진 전보 포상 등 교원의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점수를 높게 받는 사람은 그만한 혜택을 주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혜택을 못 받는다는 취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의 근무성적평정이 교원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기능을 잘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안으로 나타나게 된 평가가 교원능력개발평가라고 할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하고도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면 그 평가는 당연히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근무성적평정이 모든 교사들에게 의미 있는 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부 대상자 중심의 평가가 아닌 교사 모두를 위한 평가가 되어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들이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평가 영역, 내용 구성·방법 개선 필요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김명수 한국교육학회 회장,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