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마! 안 돼!”보다 좋은 훈육은 스스로 느껴 자제하도록 만드는 것

2014.02.01 09:00:00

꿀맛 같은 겨울방학을 맞아 쉬는 것도 잠시, 날이 갈수록 교사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부담과 불안이 채워지기 시작한다.

작년 한 해, 생활지도를 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는데 그 생활을 또 해야 한다는 것이 답답한 것이다. 생활지도가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아무리 교사 경력이 늘어도 ‘너 같은 애는 처음 본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학생이 끊이지 않는 것은 왜일까? 새 학기가 되면 담임으로든 교과담임으로든 학생들을 대해야 하는데, 학생들 앞에 서는 것이 불안하거나 두렵다면 2월에 미리 한 해 계획을 세워보자. 활용하면 좋은 생활지도 방법과 자료들을 소개한다.

결과를 알려주는 결과중심훈육
체벌이 사라진 이후로 학생 통제권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말로만 지도하다 보니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무시하거나 흘려듣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경우에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가 사용한 방법은 학생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학생에게 미리 보여주는 것이었다. 결과를 알려준 후 학생에게 ‘선택은 네가 하는 것’이라고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해 표출해야 한다. 학생이 교사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전 망만 봤어요! 새 학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학교폭력예방교육이다. 학교폭력예방교육을 교사가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학생들을 참여시켜서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학교폭력예방퀴즈다. 퀴즈를 통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설명하고 이런 행동을 할 경우 어떤 결과가 생길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다른 반 교실에 가서 물건을 훔치는데 교실 문 앞에 서 있어 달라고해서 그냥 서 있기만 했다면 나는 무죄다’라는 퀴즈를 내고 이에 대해 학생이 O, X로 답 하도록 하는 것이다. 답을 체크한 이후에는 해당 사건에 대한 법률 해석과 어느 정도까지 처벌이 가능한지 설명한다.
위 사안의 경우 망을 봐준 행위는 공동정범 즉 공범으로 해석될 수 있고, 2인 이상의 절도이기 때문에 특수절도에 해당한다. 절도죄에 대한 결과는 절도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해당하며, 특수절도의 경우 ‘6년 이하 징역, 1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단순히 “네가 망을 봤으니까 나쁜 짓을 같이 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위와 같은 결과를 함께 알려준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이 빚을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생각해보고 행동할 수 있게 돼 자연스러운 학교폭력예방교육이 가능하다.
· 사고 나면 이렇게 돼요!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도 평소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이때도 학생들에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보다 해당 사고 발생시 어떤 결과를 빚을 수 있는지 상세하게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 예는 교실에서 창문을 깼을 때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결과 중심으로 훈육한 것이다.


학교의 유리와 여러분 집 거실의 유리는 다릅니다. 집의 유리는 강화유리라고 해서 자동차 유
리처럼 2중으로 돼 있어 돌이 날아와 부딪쳐도 깨져나가지 않고 그물처럼 움푹 들어가 버립니
다. 하지만 학교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나지요. 제가 다른 학교에서 담임할 때 두 학생이 복도
에서 공을 가지고 놀다 놓치면서 뒷문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유리 파편이 근처에 있던 학생 머
리에 일부 박혔습니다.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었습니다. 교실에서 테니스공을 가지고 놀다가
형광등이 깨져 아찔했던 사례, 축구공으로 장난하다 선풍기가 떨어진 사례, 우유 팩에 휴지를
넣어 복도에서 차다가 유리창이 깨진 사례 등도 있습니다. 부상을 입히면 치료비 대느라 집안
이 몰락하는 수가 있어요. 그보다 어떤 친구는 부상으로 평생에 한을 남길 수도 있고요. 이유
를 막론하고 실내나 복도에서 공놀이나 막대를 휘두르는 일 등을 금합니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은 공놀이를 함께하던 모든 학생에게 돌아갑니다.

이렇게 사건의 결과를 알려주면 학생들은 행동하는 데 있어 위험성에 대해 한 번 더생각하고 주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더 나아가 ‘교실에서 다친 경험이 있는지’, ‘교실에서 친구를 다치게 한 경험이 있는지’, ‘교실에서 위험했던 기억이 있는지’ 사례를 적어 친구들과 공유하게 한다면 교사의 일방적 지도가 아니라 친구들 경험까지 들을 수 있어 안전의 중요성과 교실에서의 위험에 대해 주지할 수 있게 된다.

학생 감성을 자극하는 미디어 감성교육
또 하나, 학생들에게 백 마디 잔소리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것은 바로 미디어를 통한 감성교육이다. 십 대 청소년은 시각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시각 자료를 활용한 교육은 특히 효과적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감성교육용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영상물 시청 후 학습지에 자기성찰 글쓰기나 교사 또는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바를 적고 이를 공유하면 학교폭력예방효과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디어 감성교육은 담임교사가 주 1~2회가량, 15~20분 정도(소감문)를 활용해 실시하면 좋다.
예를 들어 배려란 덕목을 가르치고 싶다면 배려의 중요성이 잘 나온 영상을 통해 교육하면 좋다. 좋은 예로 한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배려받지 못한 돌고래’라는 영상이 있다. 이 영상에는 일본에서 한국 동물원으로 오게 된 일본 야생 돌고래 태지가 나온다.
훈련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태지는 다른 돌고래들처럼 하이파이브도 안 하고 구석진 곳에 혼자 웅크리고 있다. 훈련사들은 태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런 태지에게 다가가 교감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는 태지가 이유도 모른 채 한국에 오게 됐고, 또 언제 버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태지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하이디는 동물원 사람들의 진정한 마음을 태지에게 전한다. 그랬더니 태지도 그 마음을 받아들이고 하이파이브를 하기 시작했다.

이 영상을 본 후 학생들에게 ‘왜 태지가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는지’, ‘태지와 동물원 사람들은 어떻게 화해하게 됐는지’, ‘하이디를 통해 동물도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를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의견을 적고 공유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왜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하는지 또 남을 배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꾸중과 처벌은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손지선 서울 창동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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