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시대? 마음에 답이 있다!

2014.04.01 09:00:00

잘 먹고, 잘 사는 대한민국, 그런데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감성노동시대로 변한 지금, 우린 너무 많은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는 건 아닌지. 겉은 멀쩡해도 누구나 마음고생을 안고 사는 세상. 서로를 이해하며 소통하고 조건 없이 봉사할 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몸 고생은 수십 배 줄어든 대신 마음고생은 수십 배 늘었습니다. 배고픔, 폭행, 생활불편 등은 모두 몸 고생입니다. 수십 리를 걸어서 다니고 겨울철에도 차가운 냇가에 가서 빨래를 하고 찬 우물물로 세수를 하고 겨울철에는 동상에 걸리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요즘은 이런 몸 고생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자동차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음식이 넘치고 아파트에서 더운 물로 샤워를 합니다. 그러나 마음고생은 오히려 크게 늘었습니다. 우선 육체노동 시대가 끝나고 감정노동시대가 도래한 것이 큰 원인입니다.
인류문명은 육체노동-정신노동-감성노동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손발경제-두뇌경제-감성경제로 경제체제가 바뀌는데 따른 필연적 현상입니다. 감성노동은 고객만족, 고객행복을 위해 머리가 아니라 감성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품을 팔지 말고 만족을 팔아라’, ‘물건을 팔지 말고 행복을 팔아라’. 고객은 물질적 효용성이나 기능을 중시하기보다도 행복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이게 바로 감성경제입니다. 까탈스런 고객의 비위를 맞추고 만족을 주려니 서비스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걸립니다. 이런 현상을 감정노동이라고 합니다. 감성노동의 경계를 뛰어넘을 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현대인은 직장이나 가정에서 대부분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합니다. 그 밖에도 과도한 경쟁, 상대적 박탈감, 왕따, 소외, 온갖 스트레스 등 마음고생의 원인은 너무나 많습니다.
마음고생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겉으로 멀쩡하게 보여도 누구나 마음고생을 하는 세상입니다. 수십 년 살다보면 누구나 마음에 상처가 있기 마련입니다. 마음 고생시키고 마음의 상처를 건드리면 인간은 분노합니다. 때로는 분노가 폭발합니다. ‘아니 말 한마디 가지고 뭘 그렇게 화를 내!’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 말 한마디가 내재된 마음의 상처를 건드리면 큰 고통으로 연결됩니다. 때로는 분노를 넘어 공격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자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은 몸 고생이 힘들까요? 마음고생이 힘들까요? 어느 쪽이 더 힘들까요? 당연히 마음고생이 훨씬 힘든 겁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잘 먹고 잘살게 된 대한민국, 그러나 국민들이 마음속에 온갖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상대방의 마음고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입니다. 특히 가진 자가, 지도층 인사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최악의 테러입니다. 국민행복시대를 역행하는 악행입니다.

Helper’s High 가 행복의 원천입니다
국민행복지수가 높은 선진국들이 있습니다. 이런 나라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잘 되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은 복지정책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국민각자가 생활 속에서 개인의 행복을 바꿔가는 노력을 정성껏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 행복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수양, 화목한 가정, 우정, 취미, 종교, 학습 등 여러 가지가 어우러져서 나오는 귀한 것입니다. 개인의 행복을 복지라는 봉투에 담아서 나눠주는 나라는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개인의 행복을 가꾸고 행복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Helper’s High입니다.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남을 도와주었을 때 느끼는 고도의 행복감’ 이게 바로 Helper’s High입니다. 인간은 도움을 받을 때보다 누군가를 도울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낍니다. 이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헐리우드 인기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이런 철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내가 번 돈의 3분의 1은 나를 위해 지금 쓰고, 3분의 1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지금 쓰고, 나머지 3분의 1은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철학입니다. 이 여배우는 전쟁 피난처나 극빈지역을 수시로 찾아가서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바로 고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행복지수가 높은 선진국들은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부터 Helper’s High를 느낄 수 있게 교육을 시킵니다. 봉사활동 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소액을 기부하게 이끌어줍니다. 이걸로 끝나면 안 됩니다. 이러한 봉사가, 이러한 기부가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 알려주고 Helper’s High를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최고의 행복사회교육이고 진정한 인성교육입니다. 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고 결혼하면 가계소득이 적은 사람들도 소액이나마 기부활동을 하고 수시로 자원봉사에 나섭니다. 이게 생활화되어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게 최종목적이 아닙니다. 바로 자신들이 고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기부나 봉사활동이 늘고 있습니다.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Helper’s High를 느낄 수 있는 선진국형 봉사나 기부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봉사가 최선의 교육이고 최고의 행복입니다. “골프는 치는 동안 행복하고 등산은 자기 전까지 행복하고 봉사활동은 꿈속에서까지 행복하다.” 저도 골프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등산도 많이 다닙니다. 그런데 가장 큰 행복감은 봉사활동을 통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에 Helper’s High가 더 확산되어야합니다. 그래야 국민행복시대가 활짝 열립니다. “가덕을 베풀면 가운이 열리고 사덕을 베풀면 사운이 열리고 국덕을 베풀면 국운이 열립니다.” 덕을 베풀면 본인도 행복하고 세상도 행복해집니다. 사람들은 덕을 베푸는 사람이나 조직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성원합니다.
국민행복시대를 정부가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시대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함께 국민 개개인이 행복을 가꾸어 나갈 때 다가 올 수 있을 겁니다.

프로필 _ 윤은기
늘 한발 앞선 화두를 제시하며 한국 사회의 변화를 선도해온 ‘대한민국 대표’ 경영컨설턴트이자 방송인, 저술가, 칼럼니스트이다. 민간인 최초로 중앙공무원교육 원장으로 취임해 공무원 사회에 감성과 소통의 바람을 불어넣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및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으로 재직 중이며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기업사례연구학회 회장, 골프칼럼니스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테크>, <스마트경영>, <예술가처럼 벌어서 천사처럼 써라> 등 20여 권이 있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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