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윤홍균 박사_‘교사니까 참아라’.. 스트레스 주범

2014.05.01 09:00:00

교사는 괴롭다.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교권침해와 학생 지도의 어려움. 수업에, 공문처리에, 승진과 학부모의 간섭, 대드는 아이들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은 교사들을 현실도피의 세계로 내몰거나 강박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학생의 인권과 행복만 강조되는 지금, 우리나라 교사들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상처받은 교사의 마음은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

청소년과 교사의 정신건강 문제를 연구해온 정신과 의사 윤홍균 씨는 “학생들에게 늘 절제된 모습을 보여야 하고 약점이나 고통을 드러내기 꺼리는 교직사회의 특성이 교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고 교육이 바로 서는 만큼 정부와 사회가 교사들의 감정 근로에 대한 상담과 지원책을 마련하는데 적극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대드는 아이에겐 따끔한 회초리 필요하죠”

-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병원을 찾는 교사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직업을 말하지 않습니다. ‘교사니까 힘들면 안 된다’ 하는 강박이 강한 분들이에요.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려 하질 않으시죠. 교사나 경찰, 소방관등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이런 경향이 강한데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다는 증거 입니다.”

- 교사를 감정근로자로 분류하는데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종을 감정 근로자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느냐가 중요하죠. 교사들은 청소년들을 상대하잖아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정신과 의사들에게도 버겁고 힘든 상대들 입니다. 하물며 수십~수백 명의 학생을 상대하는 교사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감정근로의 강도를 1~10까지 구분 한다면 교사는 8 이상일 겁니다.”

- 도박, 음주사고, 자살 등 교직사회의 우울한 소식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교사들은 주로 스트레스를 몰래 푸는 경향이 있어요. 가족이나 동료들한테도 툭 터놓고 말하질 않죠. 사람들과 격리돼서 푸는 경우가 많다보니 게임 등 사이버 세상과 소통하거나 도박, 음주 등에 의존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 전문직 종사자들이 중독에 빠지기 쉽다고 하던데 이유가 뭔가요.
“슈드비 컴플렉스(should-be complex)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분들에게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죠. 교사들 대부분은 사회적으로 거는 기대가 크고 본인들도 그 기대를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요. 예컨대 청렴해야 한다든지, 학부모의 무례한 요구에도 침착해야 한다든지, 또는 가족들이나 주위에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힘들 때 힘들다는 말을 못하는 겁니다. 직업에서 행복을 보상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학교 현실은 정반대이다 보니 견디기 힘든 고통을 받습니다. 동료들은 모두 행복한데 나만 못나서 불행하구나 하는 생각에 쉽게 빠져 들곤 하죠.”

- 슈드비 콤플렉스(should-be complex)를 벗어날 방법은 없나요.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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