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마음건강 프로젝트 / 지리산

2014.07.01 09:00:00

방학이다.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 실현가능성 여부와는 별개로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며 행복감을 만끽하고 계실 선생님들께 ‘지리산 종주’를 소개한다. 운이 없으면 기상악화로 입산 자체가 금지될 수도 있는 계절이지만, 산을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선 ‘지리산을 종주해 본 자와 해보지 않은 자’로 사람을 구분할 만큼 가치 있는 도전이다. 지리산 종주를 끝내고 백무동에서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노라면 나도 모르게 어깨가 승천해 있음을 느낀다.




슬픈 역사와 민족 문학을 품은 곳, 지리산에 빠지다.
‘지리산’은 우리의 슬픈 역사를 품고 있다. 임진왜란, 동학농민혁명, 빨치산 등 험난한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많은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어주었던 ‘어머니’를 닮은 산이다. ‘지리산’은 또한 민중문학의 산실이다. 피아골 연곡사에서 동학 접주 김개주는 최 참판 댁 윤씨 마님을 겁탈하여 불운아 ‘구천이’ 김 환을 탄생시켰고(박경리 소설 ‘토지’), 빨치산 염상진의 시체를 부둥켜안은 동생 염상구가 “살아서나 빨갱이 제! 죽어서도 빨갱잉가!”라며 절규하던 곳도 바로 이곳 지리산이다(조정래 소설 ‘태백산맥’). 지리산은 그래서 한국인에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산이다.


백두대간의 응집된 氣와 함께 2박 3일 동안 걷는 백리 길
지리산 종주의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노고단, 피아골, 삼도봉, 반야봉, 세석평전을 거쳐 천왕봉에 오른 후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총 37.5㎞의 2박 3일 여정이다. 비장함과 설렘으로 노고단을 떠나 해발 1,500m 이상의 봉우리 10여 개를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면 자연과 내 삶이 닮아있음을 느낀다. ‘一喜一悲하지 않으리라’는 반성과 함께 마음의 영토가 무한대로 넓어질 때쯤, 하늘과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 마침내 천왕봉에 오른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목인사를 건네는 지리산 주능선은 늘 사람들이 많아 혼자서도 종주가 가능하다. 식사는 대피소 매점에서 해결하면 쉽다. 햇반을 먹고 점심용으로 데워 배낭에 넣으면 끝. 취사도구가 필요 없으니 배낭이 가볍다. 생수 역시 지리산 곳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샘물로 대신할 수 있다. 잠자리는 대피소를 이용한다. 달빛이 아름다운 벽소령 대피소와 천왕봉과 가까운 장터목 대피소 예약 (http://www.knps.or.kr)은 필수다.

백두산에서 발현한 산맥이 비로소 멈춰 선 곳, 풍수지리학적으로 해석해보면 백두대간의 기(氣)가 응집되어 있는 곳이 바로 지리산이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는 지리산(智異山)에서 금세 돌아올 2학기에 아이들과 씨름할 기를 한껏 충당해 보시길 바란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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