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독일 사례로 본 '산학일체형 도제교육’의 성공 조건

2015.11.01 09:00:00

독일과 스위스의 실업률은 OECD 국가 평균보다 월등히 낮다. 이는 기업이 주가 되어 학교와 기업을 오가는 현장중심 도제식 직업교육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2015년 9개 시범학교 운영을 시작한 우리나라의 도제교육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스위스와 독일 사례를 타산지석과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식 직업교육 모델 탄생을 기원하며 몇 가지 제언을 해본다.

도제교육(apprenticeship)은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으로 학교와 기업현장 등을 오가며 직무역량을 기르는 직업교육 방식을 의미한다. 스위스나 독일 같은 나라들이 직업교육으로 주로 실시하는 데, 이를 듀얼시스템(dual system : 이원적 교육훈련체제)이라고 하며, 이러한 시스템에 의하여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학교를 도제학교라고 한다. 2014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시범 도입될 때의 명칭은 ‘스위스 도제식 직업학교’였으나, 이후 ‘한국형 도제식 직업학교’로 바뀌었고, 최종적으로 학교와 기업이 하나가 되어 교환학습을 한다는 의미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변경되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정책은 학교중심 직업교육의 현장성 부족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력양성에 한계가 있고 재교육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와 입직 연령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청년 고용률은 하락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듀얼시스템에 의하여 도제교육을 하는 스위스와 독일은 조기 입직으로 낮은 청년 실업율과 높은 제조업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OECD 평균 청년실업률은 16.3%였지만, 독일의 실업률은 6.4%(연합인포멕스, 2015), 스위스는 8.4%에 불과하다(이투데이, 2014). 이는 기업이 주가 되어 학교와 기업을 오가는 현장중심 도제식 직업교육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학생들은 구직기간을 단축하고 현장 적응력을 높이며, 기업은 우수 기술·기능 인력을 확보하고, 국가는 핵심 분야 산업 인력 확충 및 청년 고용률을 높여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교육 모델을 창출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교육부는 2014년 9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시범 도입 및 운영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같은 해 11월 인천기계공고 외 8개 시범학교를 선정하여 시범 운영하고 있다. 2015년 7월에는 최종적으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확대 방안을 아래 표와 같이 발표하였다.
현재까지 추진되어 온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성과는 현장 실무위주의 교육을 통해 직업교육의 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학교의 실습장비 개선으로 학교교육의 현장 적합성을 높였으며, 기업은 단순한 인력 수요기관이 아닌 우수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 개선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시범운영 첫해로써 참여 학교와 기업의 수가 제한적이었으며, 기업의 생산시설과 인력을 활용하여 교육훈련을 실시하는데 따르는 생산성 저하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업의 적극성이 저조하다는 점과 학부모와 교사들은 학생이 자칫 저임금 단순 근로자로 활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도제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스위스와 독일의 사례 분석을 통하여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성공적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한 시사점을 탐색하고 성공적 운영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스위스와 독일의 도제교육(듀얼시스템) 개요
스위스는 고교단위에서부터 직업교육훈련(VET :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과 일반교육을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고등교육 단계에서의 직업교육훈련은 PET(Professional Education and Training)로 별도로 분류하고 있다. 고교 과정에서 직업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1% 정도이고 2014년 기준 전체 학생 약 8만여 명 중 6만8천여 명이 도제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스위스 전체 기업의 약 1/3 정도가 도제훈련에 참여하고 있으며, 듀얼시스템 교육생들은 기업 소속이고 독일과 유사하다. 기업에서의 현장훈련과 직업학교에서의 이론교육이 이루어지고 주간정시제*나 구간정시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직업교육 프로그램은 2~4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의 고교직업교육은 도제교육(듀얼시스템)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10년에 도제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은 전체학생의 59%, 2012년에는 66%였다. 고등교육 측면에서도 학사, 석사, 박사 수준의 도제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봤을 때 전체 기업의 22.5%인 약 50만개 이상의 기업과 571,457명의 훈련생이 참여하고 있다. 듀얼시스템에 속한 학생들의 소속은 기업의 견습생(apprentice)이고, 학교는 단지 시간제 학생(part-time student)이다. 도제교육은 500명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주로 진행하고 있다. 기업에서의 현장훈련과 직업학교에서의 이론교육 결합된 훈련내용으로 구성된 듀얼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운영방법은 주간정시제나 구간정시제로 운영된다. 직업교육의 프로그램은 2.5년에서 3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이영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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