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진로교육은 개인의 진로와 관련되어, 자기 자신과 직업세계를 이해하고 탐색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찾고, 선택한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종합적인 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진로교육은 개인 특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배치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그러나 최근 복잡하고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새로운 방식의 진로교육이 요청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지식기반경제에서 창의력기반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따른 채용 관행 변화 속에서 기존의 고정되고 정형화된 진로개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즉, 학교를 마치고 안정적인 평생직장에서 전문성을 신장시켜 나가면서 승진하는 전통적인 진로교육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이다.
진로교육의 변화와 지역사회 연계 필요성
이러한 새로운 진로교육의 패러다임 속에서 지역사회 연계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교실 내 텍스트 중심의 진로교육이 노동시장 변화에 따라 필요한 역량들을 개발하고 진로를 준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면,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공간을 확장하고 학교 밖 자원들을 활용하는 진로교육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맥락·체험적 진로교육은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인 직업탐색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개인의 삶과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이러한 통합적 관점 속에서 일의 사회적 가치와 책임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정책적으로도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 진로교육법 제정 등 학교 진로교육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고, 특히 자유학기제와 맞물려 직업체험 활성화를 위한 자유학기제, 진로체험지원센터, 학교와 체험처 매칭시스템 등 지역협력체제와 체험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진로교육 실태
진로교육에 있어서 지역사회 연계를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진로교육은 아직까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다. 경기도 내 중학교와 일반계고 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지역사회 연계 정도에 대해서 9.2%는 연계가 전혀 없다고 응답하였고, 대다수(58.8%)는 일부 기관(혹은 개인)과 연계하고 있으나 교류가 활발하지는 않다고 응답하였다.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진로교육의 유형으로는 직업인 초청 강연(38.6%), 심리검사 및 상담(34.9%)이 가장 활발하며, 학과체험(18.4%)과 현장직업 체험(17.4%)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약 25%인 104개 학교에서는 전혀 없다고 응답하였다. 학생들의 진로체험교육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부족한 실정으로 보인다. 이는 전국적인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진로교육 실태조사(2015)에 따르면 진로체험 참여율은 중학교 74.2%, 고등학교 68.4%에 그쳤고, 진로체험 중에서는 직업인 특강(56.5%), 현장견학(52.7%)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에 학생들의 만족도는 직업실무체험이 3.89점으로 가장 높았고, ‘앞으로 더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한 진로체험 유형으로는 현장직업체험(55.1%)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학교 밖 진로체험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 수준은 높은데 비해 아직 양적으로는 부족한 실정임을 알 수 있게해 준다.
이와 함께 진로체험교육이 형식적이고 일회성 행사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내용적으로 매우 부실하다는 지적도 많다.* 양적으로 체험활동을 늘리는 것에 치중하여 전반적으로 진로체험 사전 진행 및 사후 교육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여 의미 있는 체험이 어려운 경우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인의 적성과 흥미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경기도 내 중학교와 일반계고 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진로교육의 문제점으로 ‘프로그램 다양성 부족' 과 '교육수요자의 요구 충족 미흡’이 가장 많은 비율(42%)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일회성·행사성 프로그램(32%), 내용부실로 인한 형식적 체험학습 전락(17%) 순으로 나타났다. 면담결과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진로체험교육에 대해서 ‘그냥 재미로 하는 거’라고 받아들이는 학생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양성이 부족하여 원하는 체험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과 기대만큼 깊이 있는 체험이 부족하였다는 등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나타났다. 학부모들도 진로체험교육에 대해서 ‘수박 겉핥기’나 ‘놀러 갔다 오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