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 약자에게도 영재교육 기회를

2016.12.01 00:00:02

우리나라 영재교육에서 소외계층을 지원하려는 노력은 2005년 12월 ‘영재교육진흥법’ 개정 내용 가운데 소외계층을 위한 영재교육 의무 규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에 근거하여 제2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08~2012)에서는 ‘사회적 통합성 강화’의 과제 아래 소외계층 대상 영재교육의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제2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08~2017)>, 교육인적자원부(2007.12), p29). 교육대상자 가정의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영재성 발굴 기회가 제한받지 않도록 지원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2007년 당시 소외계층 영재교육 수혜자 2615명을 2012년까지 2배에 해당되는 5,000명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였다. 그러나 2012년 통계에 따르면, 영재교육 대상자 11만 8377명의 2.46%인 2912명만이 영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립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다(<제3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13~2017)>, 교육부(2013.10), p13). 다시 제3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13~2017)이 마련되고 이번에는 소외계층 영재교육 규모를 2017년까지 전체 대상자의 10%까지 늘리는 것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의 2016년 GED(Gifted Education Database) 자료에는 총 10만 8943명 가운데 영재교육을 받는 소외계층 학생은 4.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정부는 2016년부터 교육청별 영재교육 대상자 가운데 소외계층 비율을 20%까지 늘려 선발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 부설 과학영재교육원에서는 2017년부터 입학자의 10%를 소외계층에서 선발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소외계층 영재 대상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의 실태조사(이재분 외, 2011)*에 따르면 소외계층 특성화 프로그램이 제공됐음에도 불구하고 가정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해 실제 선발 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영재들을 발굴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여러 선행연구들에서도 소외계층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들을 제안해왔지만 효과를 달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우리가 아직 소외계층 영재교육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재교육도 빈익빈 부익부… 소외계층 외면 많아
소외계층 영재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보다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에서 진행된 소외계층에 관한 사례연구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지리적으로 고립된 농촌지역 저소득 가정의 한 흑인 소년 저메인(Jermaine)에 대한 사례 연구이다. 이 연구의 공동연구자이자 담임교사인 테레사(Teresa)는 저메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제출한 창의적 글쓰기 산출물에서 재능을 발견하면서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는 창의적 글쓰기를 직접 지도하고 풋볼 경기에서 다른 학생들과 협력하는 활동을 관찰하고 일상생활에 대해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그는 저메인에게 창의적 글쓰기를 지도하기 위해 매월 도서 1권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지도하였다. 이런 일대일 맞춤형 지도 과정에서 연구 대상이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수집하였다.


연구 대상의 창의적 글쓰기 능력 : 저메인의 수준 높은 창의적 글쓰기 능력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제출한 과제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태양이 뜨거워지는가?(How the sun got hot?)’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옛날 옛적에 무지무지하게 큰 태양과 조그만 달이 살고 있었다. 실제로 둘 다 차가웠다. 그들은 차갑고 으슥한 하늘에서 살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껴안고 있으면서 추위를 견뎠다. 수백만 시간이 지난 후, 달은 커다란 태양을 붙들고 있는 것에 싫증이 났고 그래서 태양을 놓아 버렸다. 태양은 하늘에서 떨어졌다. 지구에 떨어졌는데, 가장 뜨거운 화산에 떨어졌다…… 달은 친구인 태양이 집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 달려가서 “태양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니?”하고 물었다. 태양은 “따뜻한 곳에 빠졌어, 이제 나는 더 이상 춥지 않을 거야”라고 답했다. 달은 그 후로 자신의 친구였던 불덩어리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했다. 달은 친구 태양을 껴안고 있었던 순간을 그리워했다. 때때로 달은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여러분이 하늘에서 천둥치고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 달이 잃어버린 친구를 그리워하며 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서혜애 부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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