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으로 대선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대선주자들의 교육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대선이 지역과 이념 중심의 대결 구도였다면 이번에는 서민과 중산층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를 중심으로 교육이 접목된 경제 연동형 교육정책이 대선판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이런 이유로 대선주자들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40대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스케일이 큰 공약을 내걸어 유권자의 눈과 귀를 현혹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력 주자들이 언급한 공약을 보면 서울대 폐지, 사교육 금지, 반값등록금, 무상교육, 교육부 폐지 등 솔깃한 과제가 즐비하다. 하지만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데다 시도 간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성과 현실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대선을 치를 때마다 정제되지 않은 인기영합형 공약 남발로 교육공동체는 갈등 관계로 변질되고, 중앙-지방의 다툼으로 학교현장만 혼란을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 아이들의 절반이 현존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현실에서 교육은 어떻게 혁신돼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과 대비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대선 주자들은 포퓰리즘의 유혹을 뿌리치고 교육 본질에 충실한 공약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한다.
무엇보다 침체된 교단의 사기를 높이고 입시 지옥에 빠진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찾아주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섣부른 공약 발표보다는 교육 현장부터 찾길 당부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교사,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의견을 들어보고 그 바탕에서 실효성 있는 맞춤형 공약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대선주자들은 교원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교육전문가임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이 국가의 미래를 수렁에 빠트릴 공약인지, 100년 대계를 실현할 공약인지 가려내고, 누가 이념과 정파에 흔들림 없는 교육대통령인지 판단할 능력이 충분히 있음을 알아야 한다. 포퓰리즘 공약부터 걷어내야 진정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