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회 임원, 선출이 어렵다

2017.03.20 14:29:11

요즘 일선 학교는 학부모 총회로 분주하다. 일부 시·도의 학교에서는 학부모회 조례에 따라 학부모회 임원을 총회에서 선거로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전에 학부모회 임원 선출을 위한 선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선거를 치뤄야 한다.

그러나 학부모 대다수가 직장인 현실에서 학부모회 임원이 되겠다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사실 학교의 민주적 운영과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위해서 공식적 심의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에도 선뜩 나서는 학부모가 없는 현실에서 학부모회 구성까지 하느라 학교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많은 학교들이 학부모회 임원 입후보 등록 저조에 따른 임시 방안으로 학급당 한 명 이상을 할당해 담임교사를 통해 설득하도록 하지만 이 역시 어렵다. 그래서 이런 학부모회를 왜 만들어 학교를 힘들게 하느냐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정착 이를 만든 시·도교육청은 민주적인 학교운영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변한다.

매년 학부모회 임원을 강제로 맡기다시피 해서 선출하기에 이들의 활동 또한 직장의 일로 미온적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 도교육청은 이들의 활동비까지 학교예산에서 편성하라는 지침까지 시달하고 있어 학교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만이 아니다. 학교업무 정기 감사 시 학부모회 임원 선출 매뉴얼 이행여부, 예산편성과 집행여부 등에 따른 고충도 크다. 그래서 학부모회가 학교운영위원회의 상부 조직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온다.

학교의 심의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도 제대로 정상적으로 운영을 못하는 마당에 학부모회를 만들어서 운영한다는 것은 탁상행정의 극치이다. 일부 교육감들의 이러한 작태의 속내는 분명히 다른 데 있다.

학교의 적폐는 바로 학교 현실을 왜곡하고 자율적인 학교경영을 가로막는 일이다. 즉 비교육적인  정책들을 과감히 없애는 개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정치적 교육감들은 새로운 제도를 하나둘씩 이벤트식으로 내놓고 있으니 더 걱정이다. 

김성규 단국대학교 강사 seekey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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