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연구해야 학생이 꿈을 찾는다

2017.04.01 00:00:00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1년, 성과와 과제 ②

수업과 평가 개선을 위해 밤잠을 설쳐가면서 연구하고
컨설팅도 받으며 미래역량 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 결과 정체돼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 끝없이 연구하며 노력하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찾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부산 북구의 신도시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용수중학교는 30학급의 대규모 학교로 우수한 학생, 교육에 관심이 매우 많은 학부모로 구성돼 있다. 불안감과 함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2013학년도부터 자유학기제 운영을 시작했다. 다음 해 어느 정도 정착되기 시작했고, 2015학년도에는 완전히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행사·체험 대신 다양한 선택활동

교사들은 안정적으로 자유학기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학교는 1학년 담임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교사들이 자유학기를 두려워하지 않자 가장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능력 있는 교사들이 1학년 담임을 먼저 지원하게 됐다. 

3년간 연속적으로 자유학기 연구학교를 운영했기에 자유학기에 대한 이해와 관련 프로그램 진행의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축적됐다. 그러면서 좋았던 점은 더 발전시키고 좋지 않았던 점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관리자의 포용력과 결단력도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사 간의 끈끈한 정이 쌓이고 서로 불만을 말하기보다는 의논하면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학교 분위기도 3년간 자유학기를 운영한 큰 효과라 볼 수 있다. 

3년쯤 되니 지나친 행사 위주의 프로그램은 정리했고 외부 체험 행사는 2학년과 3학년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진로체험의 수는 줄이고 1학기에 이뤄지는 1학년 수련회를 2학기에 시도하는 등 학사 일정이 교과 수업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조율했다.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진로 프로그램 운영 시수 확보에 부담을 줄이고, 10개 반에 16과목 정도 만들어 한 과목에 학생 수를 20명 이내로 줄여 체험 위주의 주제선택 프로그램을 새로 편성했다. 예술·스포츠 선택 프로그램도 8개 선택해 진행하게 됐다.

학생들도 3개 학년이 모두 자유학기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고르게 갖게 돼 자유학기 운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학부모들도 자유학기를 즐기는 것을 알 수 있다. 학부모 진로코치, 수석교사가 운영하는 학부모 동아리, 우리 마을 진로체험, 직업인 체험 등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학부모 참여가 능동적, 긍정적으로 이뤄졌다.

핵심은 결국 수업과 평가 개선 

그러나 연구학교를 하면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단연코 학생활동 중심 수업이다. 학교와 교사가 끝없는 노력을 해야 했지만, 그 결과 진정한 자유학기를 즐기게 되는 학생활동 위주의 수업이 활성화됐다.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행착오와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용수중학교의 자유학기 교육과정은 학생 중심(Student Oriented), 주제 중심(Subject Oriented), 선택 중심(Selection Oriented), 자기주도(Self-Directed)의 4S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4S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면서 핵심성취기준에 근거한 수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교과 간 융합수업이나 블록타임제를 활용하기도 했다.

6개 교과에 걸친 블록타임제 운영은 활동 중심 수업 및 과정 중심 평가를 가능하게 했고, 수업개선을 통한 미래역량 강화에 기여했다. 핵심성취기준 중심의 학생활동 위주의 수업 활성화와 수시로 이뤄지는 과정 중심 평가로 학습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많이 감소했고, 이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교사 역량 강화가 성공의 전제

돌이켜보면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먼저 교사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야 했다. 이를 위해 학교는 재정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연수를 시행했다. 교사도 수업과 평가 개선을 위해 밤잠을 설쳐가면서 연구하고 컨설팅도 받으며 미래역량 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정체돼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끝없이 연구하며 노력하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찾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학생들도 과목별 참여활동 중심 수업으로 스스로 꿈을 찾아갈 능력을 배양했다. 직업과 진로 교과 시간에 다양한 적성진단 도구를 활용해 자기 이해 능력을 신장시키고 진로 탐색과 미래설계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동시에 다양한 자율 선택활동을 운영했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활동 프로그램 내용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제 빛깔을 점차 찾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관리자와 학부모 협조도 필수

그리고 교사와 학생만이 학교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 마인드의 관리자, 학교의 재정적 지원, 적극적이면서 긍정적인 학부모의 협조가 있었기에 성공적인 자유학기 운영이 가능했다.

특히 용수중학교는 중산층 중심의 학교 환경을 갖고 있어 자유학기 학부모 교육을 통해 자녀의 진로지도 역량 강화에 주력했다. 광범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발굴과 활용은 ‘롤 모델 탐색의 날’, ‘진로 탐색의 날’, ‘길 마중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선택활동과 지역사회와 연계한 진로 탐색 활동을 가능하게 해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참여 동기를 부여했다. 
윤선미 부산 만덕중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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