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역량, 학교 자율권 더 강화해야

2017.04.01 00:00:00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1년, 성과와 과제 ③

단위학교의 여건과 학생 관심사를 고려한 선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질적이고 유용한 프로그램이 되도록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은 물론 역량도 더 강화돼야 한다.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첫해가 지났다. 긍정적인 취지와 우수사례만 주목하면 한없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 첫걸음을 뗀 지금의 상태에서는 보완할 점도, 개선할 점도 많이 남아있다.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우선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자유학기제는 꿈과 소질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목표로 도입됐다.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행복교육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다. 자유학기제는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려 하기보다는 먼저 먼바다를 꿈꾸게 하라’는 말을 실천하며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무엇을 하고 싶으며, 무엇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는 꿈과 소질을 이끌어내고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꿈꾼다. 

무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을 참되고 유능한 인간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 자유학기제는 교육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를 위해 교육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변화된 것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다. 

교육의 변화는 곧 학교의 교육력과 역량 강화다. 핵심성취기준을 토대로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울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운영하고, 프로젝트 수업 등 창의적 문제해결력 신장을 목표로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 혁신을 이루고, 지필 고사에 매몰되지 않은 과정 평가로 진정한 배움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교사는 수업모형 개발과 수업개선 연구에 매진하고, 연수와 수업사례 공유도 늘어났다. 

지역과 연계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해 학부모와 학생이 참여하는 지역교육 생태계 조성이 이뤄진 것도 학교의 역량이 강화된 부분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교육 주체들 간의 소통과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됐고,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자 학생들도 자기주도적 탐색이 가능하게 됐다.

필연적으로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유연화, 교수·학습 방법의 다양화, 평가방법의 변화를 통한 학교교육과정 개선이 있어야 했고, 다양한 학생 수요 기반의 참여·활동형 프로그램의 확대는 단위학교만의 특색 있는 교육을 가능케 했다. 

교사와 학교 역량 지속 강화 필요 

자유학기제가 비교적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아직 과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학교교육과정이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학교여건과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데, 아직은 탄력적 교육과정 운영에 한계가 있는 학교도 많이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해 다 함께 참여하는 학교 운영 체제가 기능해야 한다는 선결 과제도 있다.

단위학교의 여건과 학생들의 관심사를 고려한 선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질적이고 유용한 프로그램 운영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은 물론 역량도 더 강화돼야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릴 운영 방안이 필요한 학교도 아직은 많다.

특히 수업 개선에서 학생 참여 중심의 다양한 교수·학습 모형과 방법의 구안이 필요하다. 일부 우수한 교사들만 성공하는 자유학기제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교과 역량을 반영한 교육과정 재구성과 진로·인성 관련 요소를 추출한 후 진로 탐색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교사 연수와 연구도 더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강의 중심, 전달 중심의 일방적인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교실 수업 개선에 대한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는 핵심성취기준 기반의 수업 효율화를 위해 토론, 문제 해결, 의사소통을 통한 수업 방식을 활성화해야 한다. 도덕, 기술·가정, 예술·체육은 실험·실습·체험학습을 강화하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개인 또는 조별 프로젝트 학습을 확대해야 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학생 참여형 수업도 확대하고, 수업과 연계된 과정 중심 평가 방법을 모든 교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해야 한다. 평가 결과가 학생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 사항’에 기록된 사항을 활용하는 노력도 더 필요하다.

아직 전면 시행 1년밖에 안 돼 부족한 자유학기제에 대한 인식도 환기해야 교사는 물론 학부모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한경화 충남 천안동성중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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