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담배 꼭 끊으세요! 저는 절대 안 피울게요”

2017.04.24 09:17:14

보건교사 동아리 '금연파라솔' 흡연예방 뮤지컬 제작
친근한 선생님이 공연…“눈높이 맞고 훨씬 재미있어”
찾아가는 공연, 봉사활동 등 무대 기회 확대할 예정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이기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금연을 위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유명 넘버 ‘지금 이 순간’이 멋진 금연송으로 재탄생했다. 경기 화성과 수원지역 보건교사 8명이 뮤지컬 동아리 ‘금연파라솔’을 결성해 직접 흡연예방 뮤지컬 ‘금연은 사랑을 타고’를 제작, 공연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경기 입북초에서 첫 공연을 올린 후 8명 교사들의 소속 학교를 찾아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21일에는 경기 화성반월초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5번째 공연을 마쳤다. 

이들이 뭉친 건 외부 업체를 통한 흡연예방 뮤지컬, 연극 공연보다 아이들과 친숙한 선생님이 직접 공연을 하면 교육효과가 더욱 클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감독 역할을 맡고 있는 백순희 경기 입북초 보건교사는 “선생님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연을 만들면 이해도가 훨씬 높을 것 같아 뜻을 모았다”며 “거창한 스토리는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우리가 직접 만든 공연을 보면서 즐겁게 호응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자연스럽게 흡연예방교육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경험이 전무했기에 연기와 노래, 춤은 물론 음향과 무대장치까지 모든 과정이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정인정 경기 화성반월초 보건교사는 “지난해 여름 결성 이후 2~3일에 한번 씩 모여 대본을 짜고 소품도 만들면서 밤 10시가 넘도록 열정적으로 준비에 매진했다”며 “뜻이 맞는 선생님들끼리 함께하니 처음인데도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 만족스러운 작품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뮤지컬은 오랫동안 흡연해 병을 얻게 된 아버지가 건강을 위해 금연을 결심하고 이를 응원하는 아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음악은 ‘지금 이 순간’을 비롯해 아이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렛잇고’(겨울왕국), ‘썸머나이트’(뮤지컬 그리스), ‘오필승코리아’ 등 유명하고 친숙한 곡들을 선택했다. 

공연 시작 전에는 가사를 미리 나눠줘 따라 부르며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효과성을 높였다. 또 공연 중간에 퀴즈쇼 형태로 암을 유발시키는 담배의 성분은 무엇인지, 담배로 인한 질병은 무엇인지, 세계 금연의 날은 언제인지 등을 맞추는 이벤트를 마련해 학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도 교육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버지 역을 맡은 이연희 경기 기산초 교사는 “아버지처럼 보이기 위해 목소리도 굵게 내고 콧수염도 붙여 학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분장과 연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뮤지컬을 보고 난 학생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아버지의 금연을 도우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연기했다”고 밝혔다. 

김선진 반월초 교장은 “학생들 치료와 보건교육 및 고유 업무가 바쁜데도 불구하고 밤늦게까지 연습하며 애쓰는 모습에서 학생들을 사랑하는 보건선생님들의 마음을 느꼈다”며 “학생들이 담배연기 없는 건강한 환경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관람을 한 임서연 양은 “우리학교 보건선생님이 직접 배우로 나오니까 뮤지컬이 더 재미있었고 보건수업보다 훨씬 재미있는 흡연예방교육이 된 것 같다”며 “전에는 담배가 그렇게 나쁜 줄 몰랐는데 뮤지컬을 보고 앞으로 담배는 절대 손에 대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교사는 “순회공연을 마치고 나면 수원‧화성 지역 학교들의 요청에 따라 찾아가는 흡연예방 뮤지컬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역아동센터 봉사활동도 나가면서 점차 공연 기회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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