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생기는 지적 호기심을
독서‧동아리 등 연계, 심화‧확장해야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매년 확대되면서 입시 흐름이 전공적합성에서 학업역량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교사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학종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며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학종에 맞서는 교사들에게 나침반이 되고자 ‘학종혁명’ 연재를 시작한다.
학종은 학생이 대학 전공 분야에서 창의적인 지식인으로 성장할 역량을 갖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의지와 적극성, 열정으로 도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그렇다면 학종에서 말하는 학업역량이란 무엇일까.
-학생: 수능성적으로 선발해도 충분할 텐데 왜 번거로운 학종이 생겨난 건가요?
-교사: 간단한 이유 때문이에요. 수능과 내신 위주의 획일적‧일방적인 교육에서 탈피해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발전가능성을 계발하기 위해서죠. 4차 산업혁명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바뀌고 있어요. 인공지능 로봇이 만들어지는 시대에 암기식 공부를 강조하다가는 미래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생긴 거죠.
-학생: 학종을 통해 미래사회에 바람직한 인재를 키우겠다는 거네요?
-교사: 맞아요. 과거에는 매우 미미한 점수 차이로 대학 입학이 결정 났죠. 그런데 이제는 학교생활기록부 내용과 교과 성적, 교내외 활동의 동기와 과정, 결과까지도 다면적이고 심층적으로 평가해 학생들의 학업능력과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거예요.
-학생: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교사: 한 가지 질문부터 해볼게요. 학업에 푹 빠져본 적이 있나요?
-학생: 당연히 있죠. 며칠 전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어단어를 외웠는데요.
-교사: 좋습니다. 단어 암기는 영어성적을 올리기 위해서죠? 그런데 과연 이런 방식의 공부가 학종과 미래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일까요? 글쎄요. 질문의 요지는 수업시간의 지적 호기심을 독서, 토론, 연구보고서 등의 심화활동으로 확장해본 경험을 물어본 거예요. 이게 바로 ‘학업역량’이고요.
학종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기준은 ‘학교생활 충실도’다.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는 다양한 비교과 활동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비교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꿈과 비전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의미 있다. 그러나 학교생활의 중심은 ‘수업’에 있다. 수업을 등한시 한 채 비교과 활동에만 몰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수업시간에 지적호기심이 생겼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심화학습을 전개해야 한다. 즉 배운 교과 내용을 관심 분야와 연계해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수상내역, 독서활동, 연구보고서 등의 심화활동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맥락 없는 비교과 활동보다도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맞춰 어떤 과정을 거쳐 학업역량이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교사는 수업시간 다양한 학생 중심 활동을 함으로써 참여를 유도하고 과정 중심의 평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살아있는 수업을 통해 학생 스스로 무엇을 어느 정도 성취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학습 성장과정을 토대로 의미 있는 피드백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교사는 교수자의 입장을 벗어나 조력자, 조언자, 멘토로 바뀌어야 한다. 단순 강의만으로는 학업역량을 향상시킬 수 없다. 주제를 줘 학생들이 모둠별로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자. 주의해야 할 것은 왜 이 수업을 이렇게 진행하는지, 수업을 통해 어떤 역량을 함양시킬 수 있는지, 지적 호기심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해결 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업역량이 향상될 수 있는지를 두루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 스스로 지적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본인이 그 분야의 예비학자임을 증명하도록 안내해 주는 것이 바로 우리 교사의 역할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