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치솟는 경쟁률에 낙담은 금물

2017.09.14 15:59:03

경쟁률은 경쟁률일 뿐, 기죽지 말아야

화요일(12일) 출근하자마자, 3학년 한 여학생이 급히 나를 찾았다. 그런데 찾아온 여학생의 표정이 마치 큰일이라도 생긴 듯 많이 상기되어 보였다. 
  
"○○아, 아침 일찍 웬일이니?”
“선생님, 아무리 생각해도 수시모집 떨어진 것 같아요.”
  
수시모집 접수 기간(9.11~9.15) 하루가 지났는데 떨어졌다며 호들갑 떠는 그 여학생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사실 매년 원서접수 마감 전에 떨어졌다고 말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원서접수 실수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아이 또한 그중 한 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원서접수 실수해서 그런 거지?”
  
내 물음에 그 아이는 더욱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선생님, 그게 아니라 경쟁률이 너무 높아요. 2명 뽑는데 20명 이상이 지원했어요.”
  
이제야 그 아이가 아침 일찍 부리나케 나를 찾아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룻밤 사이에 올라간 경쟁률에 그 아이는 지레짐작 겁먹은 것이었다. 순간, 접수 마감일까지 아직 3일이나 남아있는 터라 분명 경쟁률이 더 올라 갈 텐데 녀석이 포기나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수요일 아침. 녀석이 똑같은 시간에 또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전날까지의 경쟁률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녀석은 조금 더 올라간 경쟁률에 체념한 듯 무덤덤해 보였다. 치솟는 경쟁률에 아예 자신감을 잃은 듯했다. 무엇보다 녀석은 높은 경쟁률과 맞서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이 순간,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친 경쟁률에 기죽지 말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그 대학 그 학과에 지원한 모든 지원자의 마음이 똑같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며 낙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 경쟁률에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렴."

녀석은 내 말에 머리를 끄덕였지만, 근심 걱정은 표정에 역력히 남아 있었다. 사실 녀석이 지원한 대학의 경쟁률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모른다. 

아무튼, 녀석이 그 경쟁률에 주눅 들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사는 아이들이 경쟁률에 동요하여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할 것이다. 
김환희 강원 강릉문성고 교사 db1013@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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