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신혼부부…‘빚테크’, ‘신용관리’가 핵심

2017.11.24 13:47:27

Q. 올 초에 결혼한 신혼 부부교사입니다. 안정적인 맞벌이라는 생각에 크게 돈 관리에 신경 쓰지 않았는데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하니 빚을 먼저 갚아야 할지 저축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이를 갖게 되면 육아휴직으로 수입도 줄 텐데 이제부터라도 현명한 돈 관리를 하고 싶습니다. 





‘신용’은 어떤 말이나 행동이 믿을 만하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경제에서 ‘신용’은 재화를 먼저 주고받은 다음 그 대가나 대금을 뒷날 치를 수 있음을 보이는 거래능력을 말한다. 미리 빌리고 나중에 갚는 것이니 재정적인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이자가 오른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오른다는 뜻이다. 몇 년간 지속된 저금리로 신용사용에 부담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시중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 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신용관리와 빚테크에 신경 써야 할 때다. 
 
사례자는 올 초에 결혼을 하며 가용자금을 모두 보태 집을 샀다. 때문에 정작 신혼여행과 결혼비용, 혼수 등은 마이너스통장과 카드로 해결하고 현재까지 갚는 중이다. 가입한지 오래된 청약통장은 깨면 손해라는 생각에 가지고 있는 상태다. 신혼부부라는 점과 직업의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자산의 크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평소 부부가 돈 관리나 신용관리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 재무상태표에 그대로 드러난다. 
 
부채상세내역을 보면 마이너스 통장과 카드 리볼빙의 금리가 청약저축의 금리(2년 이상일 경우 2%)보다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가입한지 오래돼서 유지한다지만 청약저축은 무주택일 때 유리한 상품이다. 무주택자여야 연말정산에서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고 주택 청약 시에도 가점이 부과된다. 향후 새아파트에 입주하고 싶다면 자금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시점에 청약에 다시 가입해도 된다. 주택청약 가입일로부터 수도권은 1년, 지방의 경우 6개월만 지나면 1순위가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마이너스 통장과 카드 리볼빙은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등급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간다. 대출금액이 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가 1% 오르면 1년에 150만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하고 매월 12만5000원의 고정지출이 늘게 된다. 이미 대출을 받았어도 신용관리는 필수다. 대부분의 가계대출이 변동금리인 만큼, 대출 후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그만큼 이자부담도 늘기 때문이다.

큰 적자는 아니지만 향후 육아휴직 계획을 고려하면 지출을 조정하고 저축을 늘릴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신용카드 리볼빙과 금융비용(대출이자), 보험료만 150만원이 넘어 한사람 월급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비소비 경직성지출은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줄어드는 지출이 아니다. 빚도 갚고 저축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예대금리 차이를 생각하면 그리 현명한 돈 관리 방법은 아니다. 적극적인 빚테크와 신용관리를 통해 해결방법을 찾아보자.

우선순위가 낮은 자산 이용, 빚부터 줄이자

저금리시대에는 빚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좋은 투자 기회나 자산 증식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높다면 달리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금리만 비교해도 2% 남짓한 적금보다 이자율이 두 배가 넘는 마이너스 통장을 갚아나가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다른 신용대출의 경우 한꺼번에 대출 잔액을 모두 갚아야 하기 때문에 적금을 통해 목돈을 마련해서 갚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은 아무 때나 가능한 만큼 갚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월 25만 원씩 2년간 저축해야 이자는 고작 8000원이지만(적금금리 2%, 비과세 기준) 마이너스 통장을 줄여나간다면 600만 원이나 빚이 줄 뿐만 아니라 이자도 40만 원 넘게 아낄 수 있다. 고금리 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 금리와 기회비용을 따져 우선순위를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청약통장도 마찬가지다. 이미 집이 있는 상황에서는 청약통장의 이점이 거의 없다. 더군다나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는 금리만 해도 20%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이다. 여유 있는 만큼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해 연체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월되는 금액에 20% 가까운 이자가 붙는다. 언제 쓸지도 불투명한 청약통장을 유지하느라 20% 가까운 이자를 낸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청약통장과 적금을 해지해 카드 리볼빙과 마이너스 통장부터 갚고 남은 금액은 비상금으로 묶어둔다. 저축하고 있는 25만 원씩은 1년짜리 정기적금으로 하고 만기가 되면 예금으로 재예치해 비상금으로 준비한다. 빚을 갚을 때도 순서가 있다. 고금리 대출부터, 금액이 적은 것부터 갚아나가는 것이 좋다. 

빚도 현명하게…정책금융부터 활용하자

빚 없이 집을 산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빚을 내더라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금융회사마다 지점마다 다른 것이 대출이자다. 금리비교사이트를 통해 찾아보고 실제 거래 가능한 지점 몇 군데에 방문해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빚을 낼 때도 순서가 있다. 보금자리론이나 서민금융상품 같은 정책금융부터 알아보고 그다음이 1금융권, 2금융권, 대부업 순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책금융은 이용대상이 제한적이고 대출심사도 까다롭지만 금리가 낮고 소득이 적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다. 디딤돌대출의 경우 3%대의 고정금리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상승기에는 일반적으로 변동금리대출보다는 고정금리대출이 유리하다. 월급생활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기간을 15년 이상으로 해야 연말에 소득공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올크레딧과 같은 신용정보사이트를 통해 본인의 신용등급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1금융권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때 1등급과 4등급은 0.3%~1.2% 정도의 금리차이가 난다. 3000만 원의 신용대출을 받는다면 최대 36만원이나 차이나고 매월 3만원의 이자를 더 지불해야한다. 신용등급 관리는 연체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0만 원 미만의 소액은 상관없지만 50만 원은 연체 시 신용등급이 급격히 떨어진다. 신용등급이 떨어지기는 쉽지만, 1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4~5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소액 대출을 조심해야 한다. 현금서비스나 대부업 대출을 쉽고 빠르다는 이유로 이용할 경우 신용등급은 바로 떨어진다. 은행 신용대출 갱신이 거절된 경우도 있다. 신용등급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비금융권 거래정보를 제공하고 신용등급을 올릴 수도 있다. 통신비나 전기, 수도와 같은 공과금 납부 내역 등의 정보를 신용등급 산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돈 관리가 신용관리의 핵심
 
연체하거나 급하게 소액 대출을 하지 않으려면 평소 꼼꼼하고 성실하게 돈 관리를 하고 필요한 돈을 미리 계획하며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신용관리의 핵심은 돈 관리인 셈이다.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 지출하는 습관과 필요한 돈을 모아서 쓰는 저축습관이 중요하다. 
 
저축과 적금을 해약해 신용카드 리볼빙과 마이너스 통장을 상환하고, 주택담보대출은 적격대출인 디딤돌 대출을 알아보고 적당한 시기에 갈아탈 것을 권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거치기간이라 45만 원의 이자만 내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원금을 포함해 월 113만8000원을 상환해야 한다. 금리 인상 시점을 고려해 적격대출로 전환하면 20년 분할상환 시 월 90만 원 가량 상환하게 된다. 적격대출의 경우 장기 고정금리가 가능하므로 변동금리와의 금리차이, 금리인상 속도 등을 감안해 결정하도록 한다. 현재 적격대출 고정금리 최저는 3.55%이다. 저축은 육아휴직에 대비한 비상금 마련을 목적으로 1년짜리 단기저축을 가입한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은 저축을 줄이고, 소비성지출을 조정하고 비상금을 이용해 빚이 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이선정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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