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의 성장에 선배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2017.12.27 15:48:01

세상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주제는 '공부'

선배의 조언에 귀 기울이자

'다른 사람과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한 경쟁'으로

최근의 '학습 방해물은 스마트폰'


올해는 '자기주도학습법'을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 초,중학생들을 많이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의외로 학습의 기본자세, 학교 수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모르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녀를 가진 우리 부모님들 시선에는 자기 자식과 주변의 아이들만 눈에 잡힐 것이다. 내 자녀가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학교 성적의 결과만 보지 말고, 평상시에 자녀가 학교 수업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선생님과의 관계, 수행평가에 대한 학생의 자세, 친구 관계 등등. 많은 학생들을 만나면 정말 다양한 수준의 아이들을 보면서 인간사회의 오묘함을 느낀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것은 공부라는 주제이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이여, 열심히 배우자! 아무도 그대들의 운명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단지 공부를 시험 잘 보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된다. 외고, 자사고 입시 개편 등 아무리 급변하고 요동치는 입시 정국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인정받는다는 원칙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고, 혼란스러워 하지 말고, 선배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자. 그래서 오늘은 순천동산여중을 2015년 2월에 졸업하고 순천매산여고에서 고교생활을 멋지게 보내고 모든 사람이 선망한 대학에 진학한 선배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동행하였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정보가 많은 탓인지 선배,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너무 가볍게 여긴다. 정보의 가장 큰 근원지는 책이다. 그러나 정말 영향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실제로 이같은 경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다. 항상 학생들에게 시간은 부족하다. 그리고 할 것은 많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모두가 강조하는 공통점의 첫째는 목적의식이다. 목적의식이라고 거창한 게 아니다. 지금 당장 두 달 앞,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험에 몇 점을 받겠다는 소소한 목표도 좋다. 자신의 행동선언이다. 자신의 공부계획을 세워서 앞으로 있을 시험에 일정을 표시하고 각 과목의 점수나 전체 평균 점수를 목표로 하는 것도 좋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월  주  일 단위로 공부해야 할 분량을 정하고 달성할 수 있는 정도의 목표라도 정해야 한다.




“왜 공부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롱런할 수 있다. 일단은 중간 수준의 학생이라면 “이번 모의고사에서  90점을 받기 위해 공부한다”는 목표를 추천하고 싶다. 가고 싶은 상급학교 진학을 목표로 삼고 합격선에 맞춰 3, 6, 9, 11월 각각의 모의고사에서 받고자 하는 영역별 목표 점수를 정한 뒤 그 점수에 도달하기 위해 공부할 교재와 분량을 정하면 된다.


장차 목표가 대기업 취직이라면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유리하다. 이를 위해 중, 고등학교 때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성장해야 한 단계씩 전진이 가능하다. 목적의식이 뚜렷해지면 전처럼 어렵지 않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 작게는 곧 다가올 모의고사 점수로, 조금 더 크게는 올해 성적을 올리겠다는 계획으로,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라고 목표를 설정했다면 이제 좀 더 세밀한 공부 습관만 잡으면 된다.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아직도 획일화되어 있다 보니 일률적인 가치관에 의하여 학력 경쟁을 중요시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사람과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한 경쟁'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즉, 나의 개성이나 강점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어 이것을 살리는 경쟁이다. 자신의 흥미, 관심 등 전혀 재미가 없는 것을 한다는 것은 괴로운 시간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일찌기 자신만의 분야를 찾기 위해 선배, 부모, 선생님의 조언을 잘 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능으로 대학진학을 생각한다면 주중에는 문학 지문 몇 개, 비문학 지문 몇 개, 수학 문제 몇 개, 과학 문제 몇 개 푼다는 식으로 하루에 해야 할 4개 영역별 공부 분량을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주말에는 주중에 공부한 내용 중 어려웠던 부분을 다시 점검하고, 모의고사 문제를 풀거나 주중에 세웠던 계획 중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을 보충해야 한다. 어제 계획한 공부를 다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해서 어제의 공부를 오늘 하면 애써 세운 계획이 무의미하게 계속 밀리는 악성 도미노 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도 집중력이 높은 학생과 낮은 학생은 공부의 효율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집중력이 높은 학생은 자신이 집중을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금방 알아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바로 궤도를 수정해 집중력을 높인다. 반대로 집중력이 낮은 사람은 자기가 딴생각을 하는지 금방 알지 못하고 한참 뒤에야 깨닫는다. 헛되이 보낸 시간에 대해 괴로워한다. 그런 잡념 속에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낭비하곤 한다.


집중력 현황판 만들기도 도움이 된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집중력 현황판을 만들어본다. 공부할 때 종이 한 장을 옆에 두고 딴생각이 날 때마다 그 내용과 시간을 쓴다. 공부에 방해가 됐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면 집중력이 깨진 시간과 방해 요인의 종류, 방해 요인을 해결하는데 들인 시간을 적어본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면 통화를 시작한 시간과 끝낸 시간을 기록하고, 인터넷 강의를 듣다가 인터넷 서핑을 했다면 마찬가지로 강의를 다 들은 시간과 서핑을 끝낸 시간을 현황판에 기록한다.


공부를 다 끝낸 다음에 방해 요인을 필수(어쩔 수 없는 방해거리), 중요(꼭 처리해야 할 방해거리), 낮음(미뤄도 되는 방해거리) 등으로 방해가 주는 가치의 척도를 분류한다. 집중이 안 된다고 막연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보다 자신의 학습 시간이 어떤 주기로 움직이는지, 자신의 집중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에 대한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소음이나 가족의 심부름 등 주위 환경이 문제라면 가족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가장 큰 방해물이 스마트폰이다. 이것 때문에 부모와의 갈등도 심해진다. 가장 성적이 우수한 박수빈 학생도 하루를 보낸 자신의 평가에서 " 11시 전까지는 나름 시간을 잘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핸드폰을 만진 것과 동시에 시간을 안타깝게 흘려보냈다. 절제력을 가지고 핸드폰 사용을 줄여야겠다."면서 다시 자신을 추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방학을 맞이하여 자유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오늘 학교에서자율 시간이 많이 주여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고..."라고 자신을 평가하면서 반성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ggs19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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