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호 교장,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직 생활 마감
장병호 교장(전남 순천왕운중)은 교직을 마무리 할 즈음, 수필집 '등대지기의 꿈'을 출간하면서 책머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를 쓰면서 교직생활을 되돌아 보고 감사를 잊지 않았으며, 인생 2막을 조망하는 글을 실었다. '문예운동'(문학평론)과 '문학춘추'(수필)로 등단하였고, 순천팔마문학회장과 순천문협회장을 엮임하였다. 현재도 다수의 문학지에 글을 발표하고 있다. 전남문학상(2012)과 순천예총예술상(2015)을 받았다. 교직계는 물론 사회에서도 성실함의 표본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장 교장님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 긴 교직 여정을 되돌아보면서
- 1981년 대학졸업과 동시에 고등학교(조성고) 국어교사로 교직에 첫발을 내딛었다. 도중에 대학원 파견제도가 생겨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였고, 연달아 박사과정을 밟아 교육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1999년 전문직 공채를 통해 전남교육연수원을 시작으로 전남도교육청에서 장학사로 근무했다. 순천 남산중, 순천팔마중 교감을 거쳐 안좌중과 중마고에서 교장을 역임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교장 재임 중 장학관으로 전직하여 2년간 도교육청에서 혁신학교 업무를 맡기도 했다.
▲ 가장 인상에 남는 근무지는?
- 초임지가 아닌가 싶다. 학생에서 교사로 신분이 바뀌어 좌충우돌하면서 교사의 자세와 길을 익힌 기간이었다.
▲ 교사에서 교장에 이르기까지 힘들고 행복했던 교직 경험을 소개한다면?
- 먼저 힘들었던 일이 떠오른다. 교사 때 밤 10시까지 학생 야간자습 지도, 정규수업 외의 보충수업까지 주당 30시간의 수업이 상당한 부담이었다. 교육청 장학사 시절 낮에는 출장을 다니고 밤에는 업무 처리하느라 거의 매일 야근을 하기도 했다. 젊은 열정과 혈기가 있어서 버텼던 것 같다.
행복했던 일은 시시사철 풍광이 수려한 전남교육연수원에서 지내던 때와 섬 학교에서 근무할 때이다. 섬 학교에서는 직원들 간에 화합이 잘되고 교육적 소신을 쉽게 펼 수 있어서 좋았다.
▲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위하여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미래핵심역량 교육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 전달 위주의 구태의연한 수업 방식에서 탈피하여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찾아내고, 만들어낼 수 있는 수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호기심을 유발하고 창의성을 키우는 수업이 미래사회의 인재 양성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가장 보람이 있었던 것을 소개한다면?
- 그동안 특별히 내세울 만한 일을 한 것은 없지만 주어진 일에 충실하려고 힘썼다는 데에 위안을 삼는다. 지금껏 나를 기억해주는 제자들을 둔 것이다. 또, 큰 허물없이 교직을 마무리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교직생활 동안 틈틈이 글을 써서 몇 권의 책을 낸 것도 보람으로 생각한다.
▲ 교직을 떠나면서 아쉬움이 있다면?
- 오늘날 교권이 너무 약화되어 있다. 학생들의 인권은 크게 강조되는 반면 교권은 실종되어 있다. 학생들이 지도에 불응해도 말로 타이르는 것 외에는 달리 지도할 방도가 없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기 때문에 교사들의 생활지도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래가지고 무슨 교육이 되겠는가. 교사가 당당히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 인생 제2막의 계획을 소개한다면?
- 평생교육관에서 그림과 악기, 제2외국어 등을 배우려고 한다. 아울러 틈틈이 텃밭도 가꾸는 등 전원생활도 꿈꾸고 있다. 일본 후지산과 킬리만자로 산도 오르는 등, 여행도 하면서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읽고 글 쓰는 일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