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어른들 모습이 부끄럽다

2018.03.26 09:10:28

 부, 명성, 권력을 추구하기 위하여 전력투구한 삶

 

지금 대한민국의 시계는 몇 시를 가리키고 있는가? 자신의 관점에 따라 평가하기에 모두가 그 수준이 다를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판단 기준이 어떤 가치에 기준을 두는 것이 아닌 편 가르기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아직도 우리는 지역이라는 편, 이념이라는 편가르기에 사로잡여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 나에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의 시간은 서광이 비치는 시간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성경은 오래 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이 시대를 향하여 '말세에 어려운 때가 있으리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경고하는 기록을 보면서 이 시대를 읽어본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물질이 부족한 시대는 분명히 아닌 것 같다. 성서가 지적하는 것, "그때에는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며, 뽐내고, 교만하고, 하나님을 모독하고, 부모에게 순종하기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감사할 줄도 모르고 거룩하지도 않으며, 사랑이 없고, 용서하지 않고, 남을 헐뜯고, 자제하지 못하며, 사납고, 선한 것을 싫어하고, 배반하고, 조급하며, 거만하고, 하나님보다 쾌락을 더 사랑하고, 겉으로는 경건한 듯이 보이지만 그 능력은 거부할 것입니다. 그대는 이런 사람들과 같이 되지 마시오(딤후 3:1-5)"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오래전 세상의 인간들을 관찰하면서 인간의 온갖 심성을 자세히 기록한 것을 보면 성서 기자의 미래를 읽는 눈이 얼마나 통찰력이 예리한가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우리는 좀 더 세상을 신중한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는 우는 사자처럼 우리의 혼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을 찾아 날뛰는 이리같은 사람들이 있다. 교묘한 수법을 동원하기에 경험이 많은 어른도 아이도 속아넘어 가기가 쉽다. 그러기에 경험이 짧은 젊은이일수록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기 보다는 주변의 사람을 폭넓게, 그리고 깊게 들여다 보았으면 좋겠다.


이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거친 풍파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라는 집'을 건축하기 위해서는 삶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이 삶의 원칙을 가르치는 것의 중심에 교육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같은 원칙을 우선적으로 가르치지도 않았고, 오직 부와 명성, 권력을 추구하기 위하여 전력투구를 하도록 가르친 것은 아니었는지? 우리는 그런 일에 앞장선 사람들을 우상으로 알았고, 그들의 그늘 밑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주워먹기에 골몰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았고 결국에는 그들에 의하여 속고 속아 나라의 뼈대가 골병이 드는 시간을 맞이한 것이 지금이 아닌지!


우리는 이 시대의 우리 마음을 이끄는 대중적인 책만으로는 미래를 밝히기에는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우리는 고전에서 답을 찾는 것이다. 14세기 혁신적인 삶을 산 단테는 좋은 사례이다. 그는 그는 과거의 자신을 탈바꿈하기 위해 ‘신곡’이라는 위대한 서사시를 썼다. 그 결과 르네상스와 근대세계가 열리는 단초를 제공했다. ‘신곡’의 첫 부분은 ‘인페르노(지옥 편)’다. 단테는 고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따라 지옥을 여행한다. 베르길리우스는 ‘아이네아스'라는 서사시를 지은 기원전 1세기 로마시인으로 지옥에 내려가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어두운 숲을 지나 무시무시한 지옥문에 도착한다. 지옥문에 “여기 들어오는 자들이여,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지옥은 희망이 없는 장소다.


지옥에 들어가기 위해 죽음을 강을 건너야 한다. 그들은 죽음의 강을 건너기 이전에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본다. 이들은 지옥조차도 거부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신에게 반란을 일으키지도 않고 신에게 충성하지도 않은” 존재들이다. 그들은 누구에게 반기를 든 적도 없고 누구를 찬양한 적도 없는 “미지근한 존재들”이다. 가장 비참한 인간은 어떤 일을 시도하다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시도조차 하지 않은 사람, 한마디로 겁쟁이다.


미래의 ‘나’를 위해 나는 무엇을 시도해야 할까. 내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내 손에 쥐고 있는 정과 망치는 제대로 잡혀져 있는지? 그리고 나하고 무관한 쓸데없는 것들을 과감히 쪼아버리는 일이다. 그리고 나면, 나를 감동시켜 움직이게 하는 어떤 신비한 것을 느끼는 시간이 올 것이다.  신비한 이 여행은 멀리 갈 것이 없다. 조선시대 선비정신과 왕의 애민정신을 바로 보면 된다. 이러한 정신을 면면히 이어온 사람이 많이 있다. 김구 선생은 '내가 소원하는 나라'를 강조하면서 그 당시에는 매우 어려운 경제 형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먹고 사는 것은 이만하면 충분합니다. 대한민국을 문화대국으로 부활시킵시다."라고 강조하신 적이 있다.

 

이제 ‘내 인생’이라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설계도는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세상을 바라보면서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보여주어야 할 길임을 깨닫는 시간이 오기를 기대하여 본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ggs19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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