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 실손보험 꼭 있어야 하나요? 보험가입, 이것만은 알자

2018.05.31 16:57:58

보험 궁금증 10문 10답

종류도 많고 복잡한 보험 상품들. 어떤 것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지, 납입기간부터 보장범위까지 따지다보면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보험과 관련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10가지를 선별해 궁금증을 해결해봤다.






1. 종신보험은 꼭 가입해야 하나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미리 가입해두는 것이 보험료도 저렴하고 나중에 결혼하면 어차피 필요하다고 권하는데 보험료가 비싸서 망설여집니다. 
 
-종신보험은 사망보장을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부양가족이 없는 미혼에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종신보험에 진단비나 의료비 특약 등을 더해 종합보험으로 설계할 경우, 굳이 급하지 않은 보장까지 포함되기 쉽고 향후 자신의 상황에 따라 보험을 리모델링하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보험은 중간에 해약하면 손해가 많은 상품이기 때문에 애초에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가입하고, 향후 경제적 여건과 필요에 따라 조정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사망보장금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부양가족을 위해 필요한 것인 만큼, 결혼 후 자녀가 출생했을 때 가입하도록 합니다. 종신보험보다는 보장기간을 20년, 30년과 같이 정해서 가입하는 정기보험이 더 저렴합니다. 만약 28세 기준으로 사망보험금 1억 원을 가입한다고 했을 때 종신보험 보험료가 15만 원이라면 정기보험은 2만5000원 정도로, 정기보험은 조기사망에 대해 보다 합리적이고 실속 있게 준비하는데 적합한 상품입니다.   

2. 자녀가 어릴 때는 사망보장을 받고, 은퇴 후에는 연금으로 전환해 쓸 수 있는 연금형 종신보험을 추천 받았는데, 어떤 상품인지 알고 싶습니다.
 
-정확히는 연금전환 특약이 포함된 종신보험입니다. 이 특약은 노후에 경제적 곤란이 있을 때 사망 보험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지해서 연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연금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종신보험은 원래 사망 등 위험 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많기 때문에 가입자가 낸 보험료 중 적립되는 금액이 저축이 주목적인 연금보험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40세 남자가 월 보험료 26만 원을 20년 동안 종신보험에 넣고 60세에 연금전환 할 경우 연간 263만원을 연금으로 받지만, 같은 조건으로 연금보험에 들었을 다면 연간 344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도에 해약할 경우에도 종신보험이 연금보험보다 손해가 더 큽니다. 따라서 본인에게 중요하게 필요한 보장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노후 자금을 위해서라면 연금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3. 가입한지 10년 정도 된 종신보험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 보험은 필요한데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납입기간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면 감액완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감액완납은 보장내역을 조정해 현재 적립된 해약환급금으로 보험료를 모두 완납하고, 향후 보험료 납입 없이 보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1억을 받는 종신보험을 매월 20만원씩 20년 동안 납입하는 조건으로 가입했는데 납입기간의 절반인 10년을 냈다면 보장금액을 애초 계약금액의 절반인 5000만 원으로 줄이는 대신 더 이상 보험료는 내지 않고 보장은 유지하는 것입니다. 보장금액은 그대로 두고 보장기간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즉, 사망보험금 1억을 보장받되 종신토록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해약환급금으로 완납이 가능한 기간까지만 보장을 받는 방법입니다. 납입 기간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면 감액완납이 좀 더 유리합니다.

4. 실손보험은 꼭 가입해야 하나요?
 
- 실손보험은 보장하지 않는 몇 가지 경우(임신 및 출산, 비뇨기 등)를 제외하고 폭넓게 의료비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진 보험이지만 갱신 시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가입자들의 보험금 청구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적 형편에 따라 언젠가는 해약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연간 의료비 지출과 소득을 고려해 실손보험료 상한선을 미리 생각해둬야 합니다. 또 실손 해약 시를 대비해 비상금을 마련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특약과 묶어서 실손보험에 가입하기보다는, 단독형 실손 상품으로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도 저렴하고, 갱신 시 보험을 정리하기도 쉽습니다. 실손보험은 중복보상이 되지 않으므로 직장의 단체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개인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퇴직 시 단체보험의 실손보험을 개인보험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5. 80세 만기 보험을 100세 만기 보험으로 갈아타라는 권유를 많이 받습니다. 보장기간을 늘리는 것이 유리할까요?
 
- 평균수명이 늘다보니 보험의 보장기간도 길어지는 추세입니다. 같은 보험료를 낸다면 보장기간이 긴 것이 유리하겠지만 100세까지 보장받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더 내야 한다면 보장의 실효성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아무리 좋은 보험이라 하더라도 5~60년 후에도 쓸모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보험금의 현금 가치가 떨어지고, 의료기술이나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의료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 가입한 보험을 평생 유지하는 것보다 자신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필요한 보험을 20~30년 주기로 가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6. 갱신형 보험보다 비갱신형 보험이 더 좋은 것인가요?
 
- 일반적으로 중간에 보험료가 오르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에 비갱신형 보험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납입하는 총 보험료가 갱신형과 비갱신형에 큰 차이는 없게 설계됩니다. 40대 이하의 비교적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비갱신형이 보험료 부담이 적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적은 보험료를 내다가 갱신 시 보험료가 너무 부담스러울 경우 보장내용을 조정하거나 다른 보험으로 갈아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0대 이후라면 비갱신형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도 높아져 1~2회 갱신만으로도 보험료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연령과 건강을 고려해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7. 암, 뇌, 심장 관련 3대 질병에 대한 진단금이 나오는 보험에 가입했는데, 알고 보니 뇌출혈만 보장이 되고 뇌경색은 보장이 안 된다고 합니다. 진단금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가입해야하나요?
 
- 보험은 약관에서 정한대로만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보장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뇌의 경우 크게 뇌출혈, 뇌경색, 뇌혈관질환 순으로 보장범위가 넓어집니다. 즉, 뇌혈관질환은 10가지 질병코드를 모두 보장하지만 뇌졸중은 6가지 질병코드, 뇌출혈은 3가지 질병코드만 보장하는 식입니다. 
 
심장질환도 이와 마찬가지로 급성심근경색보다 허혈성 심장질환이 보장범위가 더 넓습니다. 암 경우도 유방암과 전립선암, 대장점막내암 등을 일반암에서 제외하거나 소액암으로 분류해서 암 진단금 중 일부만 지급하는 보험도 있습니다. 보장의 범위가 넓을수록 실질적으로 보험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진단금 특약의 경우, 보장금액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보장범위를 따져보고 비교해서 가입해야 합니다.
 
8. 유병장수라고해서 치매 같은 노인성질환이 걱정되는데, 치매보험 가입요령은 무엇인가요? 
 
- 치매와 같은 노인성질환은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한 사람이 평생 쓰는 의료비의 대부분은 노년기에 집중돼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치매보험에 많이 가입하지만, 실제 치매진단을 받더라도 보험금을 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치매 환자 중 80% 이상이 대화와 지적능력이 감퇴하는 수준의 경증치매인 반면, 시중에 판매되는 치매보험은 대부분 CDR척도(치매임상평가척도) 점수가 3점 이상에 돼야 진단금이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CDR척도 3점 이상은 혼자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중증 치매입니다. 치매 보험이 별 실효성이 없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굳이 치매보험을 가입한다면, 경증 치매도 보장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치매 발병 시 보험금을 청구할 대리인을 미리 지정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9. 유병자보험, 간편심사보험, 무심사보험은 어떻게 다른 건가요?
 
- 보험에 가입할 때는 고지의무에 따라 과거 또는 현재의 병력에 대해 고지합니다. 이를 어겼을 경우,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거나 계약이 해약될 수 있습니다. 유병자보험은 과거 큰 병을 앓았거나 현재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질병이 있더라도 보장의 범위나 보장 기간을 일부 제한하는 조건으로 가입이 가능한 보험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 심장 병력이 있을 경우 심장 관련 질환은 보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식입니다.  
 
간편심사보험은 고지 의무가 간단해서 보다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입니다. 보통 3,2,5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3개월 이내 입원, 수술, 추가검진 소견 여부’, ‘2년 이내 입원, 수술 여부’, ‘5년 이내 암진단, 수술, 입원 여부’만을 체크해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무심사 보험은 모든 병력에 대한 고지사항, 건강검진 절차가 생략되고 가입자가 보험가입을 청약하면 보험사는 거절 할 수 없는 상품입니다. 때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라고 광고하지만, 보장내용에 비해 보험료가 매우 높습니다. 

10. 적절한 보험가입 기준이란 무엇일까요?
 
- 미혼이라면 단독형 실손보험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보장을 강화하고 싶다면 진단금이 나오는 보험 정도를 추가하고, 기혼자의 경우에는 단독형 실손보험과 진단금, 사망보장을 위한 정기보험 정도로 구성하면 기본적인 위험보장은 마련한 셈입니다. 보험료가 월 소득의 8%를 넘어가면 유지하기 부담스럽습니다. 가정 경제의 1차 안정망은 비상금, 2차 안정망은 보장성 보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보험가입보다는 비상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상금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선정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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